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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Jun 18. 2024

오늘도 5호선 지하철을 탔습니다.

출근길에 만난 사람들


오늘도 지하철로 출근 중입니다.


간밤에  잠을 설쳐서 온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새벽 4시가 넘어서 야근을 한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그 바람에 깬 잠은 애를 써도 다시 잠이 오지 않아서  한 시간을  뒤척이다 일어났습니다. 진작 일어나 버릴 걸 그랬습니다. 


습관처럼 노트북을 켜고 쓰다만 글을 수정하느라 7시까지 책상 앞에 있었습니다.







© karishea, 출처 Unsplash





출근시간에 쫓겨 바나나 하나를 먹고  나선 걸음입니다. 

눈 닿는 곳마다 잠이 어려서  눈부신 초록도 소용없습니다.


수면 부족이  컨디션을  얼마나 흐트러지게 만드는지  온몸으로 실감하는 중입니다.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 속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중간 즈음 자리를 잡고 섰더니 덩치가 아주 큰 아저씨가 다리를 벌리고 앉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발 디딜 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못 박힌 듯 섰습니다.


여의도를 지나고  종로 3가를 지나도 꿈쩍 않습니다 ㅠㅠ



언젠가 지인이  접이식 의자를 가지고 다니다가 지하철 구석에 자라 잡고 앉는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나도 접이식 의자를?


잠시 상상하다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럴 배짱은 없습니다.



급기야


다리 힘이 풀리고 목덜미가 땅겨옵니다 ㅠㅠ


일터에 도착하기 전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고 싶은데 … 


나도 모르게 


손잡이를 잡은 채로 눈을 감았습니다.


서서 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즈음 


앞에 앉은 남자가 헐레벌떡 내립니다.


조금 일찍 일어나지…


하마터면 지하철문에 끼일 뻔했습니다.









왕십리역입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 속 가디건을 꺼내 입고 눈을 감았습니다.


지하철은 냉가가 느껴져 늘 가디건을 준비합니다.


도착지 강동역까지는 15분이 남았습니다.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는데 15분이 흘렀습니다 ㅠㅠ


 어찌나 빠르게 지나는지 총알 같습니다



하루 종일 머리가 아프더니 오후 휴게시간 동안  30분수면으로 정상 컨디션을 찾았습니다.







© erol, 출처 Unsplash





월요일 출근길입니다.


오늘부터 지하철까지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양쪽으로 맬 수 있는 가방을 준비하고 양산이랑 가디건을 챙겼습니다. 


요즘은 아침부터 햇살이 어찌나 강렬한지 기미 주근깨가 더 짙어질 듯해서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고 양산을 썼습니다. 


가디건은 지하철 냉난방 때문에 준비했는데 오늘은 걷기 때문? 인가  냉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  고개를 들어보니  창문 쪽에 노약자 좌석이라 바람의 영향이 적고 온도가 2도씨 높은 자리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쩐지 …





앞에 앉은 어르신이 바람막이 모자를 머리에 쓰고 담요를 무릎에 덮은 채로  꿈 속입니다.


옆자리 아가씨가 일어나길래 냉큼 앉았는데 웬일인지 그 아가씨는  내리질 않고 옆으로 가서 서있습니다. 


그녀 앞에 앉아있는 친구로 보이는 또래의 아가씨에게 졸려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응? 


졸리면 그냥 자면 될 텐데.. 

일어서있는  모습을 보니 청바지를 입었는데 군살이 전혀 없이 날씬합니다. 


아! 그래서 날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앉는 것보다 서있는 것이 칼로리 소모도 크고 여러 장점이 많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자리만 생기면 자동적으로 엉덩이부터 갖다 댑니다 ㅠㅠ


아는 것을 실행하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지 .....




방금 옆자리에서  졸던 어르신이 갑자기 일어나서 급하게 내리는데 뒷모습을 보니 젊은 여자입니다 . 앜!!


후드 모자에 담요까지 덮고 마스크를 쓰고 졸기에 어르신인 줄 ;;


뒷모습은 황금 갈색 염색머리를 살짝 묶은 중 단발머리입니다.


혼자 쓰는 글이니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어르신 어쩌고 하면서  실수할 뻔했습니다.


옆으로 쓰러질 듯 졸더니 내릴 역에 정확하게 깨서 내리는 것도 신기합니다.


졸거나 딴짓하다가 내릴 역을 지나친 적이 간혹? 아니 종종 있는 저로서는 부러운 내공입니다.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납니다.


방금 내린 여자의 자리에 앉은 남자는 가방을 앞으로 맨 채로 서있던 남자입니다.


혼잡한 지하철 속에서 보여주는 배려입니다.


나부터도 그렇게 맬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요 …


광화문역인데 문이 거의 닫힐 무렵에 옆자리 남자가 뛰어서 내립니다. 

졸지도 않던데 딴생각에 빠졌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나 봅니다 ㅋ




월요일이라 새로운 도전을 하고, 월요일이라 피곤하고,  월요일이라 허둥대는 사람들... 


오늘 아침에 만난 풍경들입니다.


그 풍경들 속에 묻혀있던 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오늘도 열심을 내고 돌아와 책상에 앉아서 지하철을 떠올렸습니다.


평온한 밤  보내세요







© shambam,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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