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 전에 제게 브런치를 소개해 준 친구이자 동료 작가인 L에 대한 감사인사를 먼저 드립니다.
L 작가가 브런치를 아느냐고 물어봤을 때 했던 제 답변이 생각납니다.
“그거 밥 먹는거쟎아”
제 브런치 입성기는 이러한 무지로 시작해서 정년퇴직을 앞두고 시작한 지금은 글을 쓰고 싶었던 오래 된 욕구를 해소하는 장이 되었고, 브런치에 드나드는 모든 분과 브런치의 명성을 이어나가기 위해 창작의 고통을 겪으시는 모든 작가님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만족감을 주는 저의 페르소나를 규정하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작가란 범접하기 힘든 고고한 먼 세상 이야기였습니다.
출판사에 투고하고, 퇴짜를 맞고, 다시 고치고, 다시 퇴짜 맞기를 반복하거나 마감일에 뽗겨사는 그러한 힘든 과정을 견디는 사람들만이 이름 앞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제게 브런치사는 작가 타이틀을 부여하였습니다.
그 것도 단 한 번에...
저는 2025.3.9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여 3.11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곳에는 단번에 작가로 승인받은 분들의 글이 넘쳐납니다만, 반면에 많은 글을 쓰고 싶은 분들이 재수 이상을 하며 ‘브런치 고시’를 치루고 있는데 대학도 재수했던 제가 운좋게 단 한번에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쯤 되면 단번에 작가로 승인받은 비법(?) 같은 것을 기대하시는 분도 있겠지요.
제가 승인받은 것에 대해서는 뒤에 쓰기로 하고 우선 약(?)부터 팔아야겠습니다.
3.9 작가 신청하기를 하고 브런치 운영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자, 실망감과 함께 매일 이메일을 들여다 봤습니다.
그러다가 3.16 부산에 상가를 방문할 일이 있어 KTX로 내려가면서 무료함을 달래려 여기저기 서핑하는 중에 작가승인 메일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메일을 확인했을 때 소리를 지를뻔 했습니다.
왜 그럼 확인이 그리 늦었을까요.
그도 그럴 것이 작가 신청할 때 이메일 주소로 카카오메일을 신청해놓고 네이버 메일만 매일 확인했던겁니다.
34년 직장생활 동안 상용메일로는 네이버메일만 썼기 때문에 카카오메일로 신청한 기억도 없었고 카카오메일 확인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것이지요.
하여튼 제 글의 탄생은 2025년 3월 16일부터입니다.
그럼 이제 제가 단번에 작가로 승인받은 비결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저는 작가 신청요건인 창작글 세 편과 본인 소개 글은 올렸습니다마는, 카톡 외의 SNS는 하지 않았기때문에 이 사용현황은 게시하자 않았습니다.
구비사항도 다 갖추지 못했는데, 어찌 작가로 승인받았을까요.
결론은 뭐가 비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소개글은 이랬습니다.
“어렸을 적 아동문학가를 꿈꾸던 소년이 삶의 전선으로 궤도를 이탈했다가 퇴직을 앞두고 제 궤도로 돌아와 방향을 조금 틀어 에세이를 쓰려 합니다...”
뭐 이런 글이었지요.
이런 정도면 부족하긴 해도 어느 정도 글쓰고 싶은 열정을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글에는 앞으로의 계획 등이 뒤따라야지요.
저는 현재 사회복지사 이수 중이고 퇴직 이후 경제적인 보탬과 농사힐링이라도 할 겸 자급자족이 당면 계획임을 알리며, 봉사활동으로 얻은 금감이나 농사를 짓는 기쁨의 글감같은 것을 브런치를 활용하시는 모든 분과 공유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저의 의지를 밝히는 코너에서는, 제가 퇴직한 점을 활용하여 새로운 명함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려 직책 중 가장 첫 장식 문구로 브런치 작가를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지인의 개업식 등에 화분을 보낼 때 <브런치 작가 강범석>이라고 씁니다.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브런치 작가 도전자께서는 저와 같은 의지로는 글쎄입니다.
브런치 운영사에서도 ‘아동문학가...’나 ‘명함...’ 정도를 다시 쓴다면 일단 제외해놓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창작글에는 저의 성장기를 썼습니다.
제가 그리 진솔하게 살았다고는 생각 않습니다만, 브런치 데뷔글을 본 저의 지인들이 “자네를 더 잘 알게 되어 기쁘네”, “앞으로도 사람냄새가 나는 글을 부탁해”, “역시 글은 진정성이야”라는 등 황송한 말로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을 축하하는 메세지가 오거나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아니, 사실은 중요한 듯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항목은 브런치운영사가 작가들의 글이 여러 경로에서 유입(노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만든 항목같거든요.
저도 사실 SNS 활동이 없어 어느 정도 활동을 한 뒤에 작가를 신청하려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여하튼 브런치는 저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매일 브런치 어플의 <내 서랍>을 몇 번씩이나 뒤지며 계속이어지는 라이킷수와 댓글에 자족하고, 제가 좋아하는 구독중인 분들의 글을 읽고 소통하며 ‘내가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증거’라는 확신 속에 살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런 일도 생기겠지요.
어려운 누군가를 만났을 때 제 명함을 받아들고 “와우! 브런치 작가세요?”라며 글쓰는 얘기로 아이스브레이킹하는 날을 상상합니다(현재도 많은 제 지인들은 브런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격려하며 저의 브런치 주소를 받아가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