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림프 피자가 증발하며 남긴 말 "사랑해"

첫 - 사랑의 시-작, 요이 땅!

by YearoftSea

내가 그에게 처음 사랑을 느낀 순간은 그가 나를 조심스러워한다고 생각할 때였다. 사귀고 3일이 지나서 함께 쉬림프 피자를 먹는데 그가 스킨십에 진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빙빙 돌려 나를 떠보다가는 아주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었다. ".. 뽀뽀정도는 해도 되나..? 나는 하고 싶은데" 그 말과 함께 갑자기 입에 한가득 들어와 있던 쉬림프 피자가 증발했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말을 듣고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은 "어머 ** (대충 센 욕)"이었다. 애인이 겉모습은 차갑고 시크해 보여서 몰랐는데 속내가 이렇게 귀엽다니, 내가 늘 찾아 헤매던 큐트보이가 지금 내 애인이구나 싶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설레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피자를 먹고 함께 돌아오자마자 첫 키스를 했다. 그와 막상 입을 맞추고 생각해 보니 네게 가벼운 키스 경험이 없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언제 혀를 쓰고 안 써야 하는지를 알지 못했다. 우선 급한 대로 더 나은 키스를 위해 나의 첫 키스의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다. 하지만 이내 의문이 들었다. ‘입술을 왜 이렇게 강하게 무는 거지..?’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어쩔 줄 몰라 손에 땀이 송글 송글 맺혔다. 축축해진 손을 쥐었다 피며 감았던 눈을 살짝씩 떴다 다시 감았다. ‘원래 키스는 이렇게... 하드 한 것이었구나’ 다시 눈을 찔끔 감았다.


그는 어쩔 줄 몰라하는 나를 굉장히 귀엽다는 듯 바라보았다. 나도 나의 두 볼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지니 스스로가 좀 귀엽게 느껴졌다. 첫 키스의 설렘, 기쁨과 함께 나의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깨진 것에 희열이 느껴졌다. 또 한편으로는 그는 나의 처음을 함께하는 것이 즐거울까 싶었다. 무엇을 해도 나는 서툴고 부족할 텐데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는 내가 첫 연애를 한다는 것을 알고 정말 많이 배려를 해주었다. 나를 더 많이 신경 쓰고 들여다보려고 했다. 연애 초에 그가 나를 바라보는 눈에서 부모님이 나를 보는 눈이 겹쳐 보였다. 어릴 때 처음 자전거를 배우던 날의 기억에 그가 들어온 기분이랄까. 나의 처음을 묵묵하게 기다려주는 다정한 눈이 참 좋았다.


사귀고 나서 그가 나에게 한 첫 말은, "네가 나랑 관계를 하고 싶을 때 할 때 하자. 나는 언제고 안 하고 기다릴 수 있어. 그게 300일 그 이상이라도"였다. 여전히 감동이 커서 잊지 못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의 이 말이 나에게는 가장 큰 "사랑해"였다. 너를 존중하고, 아끼고 배려한다고, 그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이 심장이 저릴 정도로 감동으로 다가왔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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