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외전_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만족스러운 여행은 보통 이런 식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느낌의 여행지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마시며, 좋아하는 어떤 것을 한다. 만족스러움으로 연결되는 가치들을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했다. 좋아하는 것.
내가 일상을 제하였을 때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지 알고 있으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꼭 여행을 위해서만이 아니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할 때 좋고/슬프고를 알고 있으면 조금 더 주도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것이 있는 사람이지만, 종종 해조류 마냥 휩쓸리며 사는 사람이기에 당당히 이 방법들을 권하진 않겠다.
좋아, 만족스러운 앞으로의 여행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분석해보자.
대부분 나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며 살고 있다더라. 나도 이 참에 한 번 나열해 보겠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인 것 같다.)
- 나는 맥주를 사랑한다. 세상 모든 기호식품 중에서 맥주를 가장 좋아한다.
- 차가운 커피를 좋아하고, 따뜻한 온천을 좋아한다.
- 낯선 장소에서 탈 것을 타는 걸 좋아한다.
- 물이 무섭지만 물놀이를 좋아한다.
조금 더 확장해 지난 여행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도출해보자.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내가 여행 중 살아있음을 느낀 순간이 몇 번 있었는데,
-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돌아다녔을 때.
- 미국 자동차 대륙횡단 중 직선 도로를 질주했을 때. (배경음악이 최고였다!)
- 도쿄에서 마리오 카트를 운전하며 도시 경치를 감상했을 때.
- 오키나와에서 인생 첫 스노클링을 했을 때.
- 아이슬란드에서 온천욕을 하며 맥주를 마셨을 때.
뉴욕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내내 행복하다, 살아있길 잘했다는 말을 중얼거렸고, 미국 자동차 횡단 중에는 울고 웃고 나 자신에 아주 솔직했었다. 도쿄에서는 카트를 운전하는 내내 짜릿함에 소리를 질렀다. 오키나와의 바닷속은 아직까지 인생 바다이며, 아이슬란드의 온천욕은 돈 벌어 여행하고 살자며 다시금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위 경험들로 보아, 그 도시와 지역을 몸으로 느꼈을 때를 인상 깊게 여기는 편인데,
나의 경우 보통 '탈 것을 타고 있을 때'거나 '좋아하는 것을 두 가지 동시에 했을 때' 행복해 했다.
스스로 여행에서 ‘좋았다, 행복했다’의 경험을 한번 나열해보는 건 어떨까.
조금 더 다채로운 다음 여행을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