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 깊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원하는 만큼 돈을 벌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꿈을 실제로 이루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제한된 신념, 낡은 사고방식, 작심삼일, 게으름, 미루기… 이유는 다양하고 많다.
부자가 되려면 시세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변화하는 세계의 속도도 감지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누구나 세상을 바꿀 생각을 하지만, 정작 자신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
— 레프 톨스토이
바깥세상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답더라도, 그것을 보고 느끼게 해주는 건 바로 ‘나’다.
내가 없으면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시작은 결국 나로부터다.
마흔 중반을 훌쩍 넘긴 지금도,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냉장고 문부터 연다. 아이스크림을 꺼내 한입 베어 물고 나면 묘하게 마음이 안정된다.
그리고 회사에서 관리자가 누군가에게 큰 소리만 내도, 고슴도치처럼 심장이 움츠러든다.
퇴근 후 텅 빈 집에 들어서는 순간, 외로움이 밀려오면 내 존재가 공기처럼 사라지는 듯한 공허함이 찾아오기도 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내 기억 속 아침은 늘 부모님의 싸우는 소리로 시작됐다.
다툼이 거세질 때면 가마솥 뚜껑이 두 동강이 나 있고, 깨진 그릇들이 방 안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가난과 분노가 뒤엉킨 집 안에서, 나는 어린 마음으로 세상을 견뎌야 했다.
부모님이 밭일을 나가면, 나는 어린이집조차 없는 동네에서 또래들과 하루 종일 놀았다.
그러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전등이 켜지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불빛이 새어 나오는 따뜻한 집으로 데려갔다.
창문 사이로 비치는 불빛과 단란한 가족의 웃음소리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러나 나는 홀로 어둠 속에 남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우리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전등 하나 켜져 있지 않은, 스산하고 텅 빈 초가집. 어둠 속에서 더욱 초라하게 보였다.
나는 부뚜막 옆에 쪼그리고 앉아, 부모님이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렸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더 짙어질수록, 문짝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마치 어둠이 나를 삼키려는 듯 들렸다.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부모님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온 힘을 다해 뛰어갔다.
그러나 그 기대는 늘 잠시였다.
두 사람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또 싸움을 시작했고, 엄마가 분노한 채 저녁을 준비할 때면 그릇들이 서로 부딪히며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그때의 집안 공기는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어른이 된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외롭고 두렵고 사랑이 부족했던 ‘내면의 아이’를 안고 살고 있었다.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속 그 아이는 여전히 구석에 숨어서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내가 더 큰 꿈으로 나아가려 할 때마다, 두려움과 집착이라는 그물을 쳐서 나를 붙잡아두었다.
지금의 나는 아이들을 키우며 감사함을 느낄 때마다, 어릴 적 홀로 어둠 속에 남겨졌던 내면의 아이가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아이스크림을 한가득 채워두는 것도, 어쩌면 네 살의 내가 채워 달라고 외치던 갈망이었을 것이다.
명상을 할 때면 나는 그 아이를 만나 따뜻하게 안아준다.
“고생했어. 잘 버텨줘서 고마워. 이제 괜찮아. 사랑해.”
그렇게 말하는 순간 마음속에 숨어 있던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나와 하나가 된다.
그동안 쌓였던 서러움과 응어리가 녹아내린다.
나는 가끔 그 아이와 산책을 하고, 드라이브도 하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이끌어갈 가장 소중한 존재니까.
우리는 누구나 내면아이를 가지고 있다.
상처받은 아이일 수도 있고, 풍요 속에서 사랑받고 자란 아이일 수도 있다.
상처받은 아이라면 결핍을 채워주고, 억눌린 감정은 인정해주고 해소해야 한다.
서러움은 풀어주고, 고통은 어루만져야 한다.
그렇게 내면의 아이와 화해하면 집착이 내려놓아지고, 마음에 빈 공간이 생긴다.
그리고 그 빈 공간에 풍요가 들어온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다.
내면을 단단히 다지고, 과거의 상처라는 쇠사슬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항해를 시작하는 것이다.
배가 항구를 떠나는 순간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듯,부의 길도 내면을 깨우는 순간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