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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밤 Sep 19. 2023

나만큼 살고 싶을

캄캄한 새벽

어디로 가는지 언제 멈출지 모르는 진동

아무도 마주칠 일 없는 밤과 새벽의 틈새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수 만의 학살

언제인지 모르게 내 손이 서명한 살해


분명하게 꽂히는 비명의 주인들은,

알아간다면 분명 두려워하고 낯 가리고 기뻐하고 편식하고 장난칠 터

울고 웃고 뒹굴고 달리고 돌보고 돌봄 받으며 살아갈 터


컨베이어벨트는 왜 멈추지 않는 걸까?


명이 돈에 비할 바가 안 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먼지같고 더러운 들. 티끌같지도 않은 이들의 몸부림. 메아리조차 치지 않는 울음-


최대한 가까이, 얼굴이 눈이 입이 코가 보인다. 아기들의 크고 둥그런 눈코입.


아이유의 'Love Poem'을 들으면 잔잔한 반주 사이사이 여백에 트럭 안에서 밖으로 뛰쳐나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구웅-구웅

므으엉-므으엉  그 중 한 명이 되어 소리를 내본다. 고개를 들자 이젠 트럭 벽 구멍으로 밖의 밤하늘이 보인다. 너무나 '정상적'인 나의 죽음에 별과 달이 원망스럽게 고요하다.


나는, 살고 싶다.


사진 출처: 옥선 비질 모임(이수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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