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by 낮밤

1.

사랑 간의 구분을 믿지 않는 편이다. 친구 간의 사랑이랄지, 연인간의 사랑이랄지, 가족 간의 사랑이랄지. 사랑을 구분하곤 하지만 나는 그게 모두 하나라고 믿는다.




2.

그건 모두 세상에 대한 사랑. 그 표현이 주위의 누구에게 닿을 뿐 세상을 혐오하면서 어떤 존재를 사랑할 수 없다. 나의 사랑과 우리의 사랑이 향하는 곳은 언제나 세상을 이루는. 세상의 일부다.




3.

사라졌을 때의 그리운 마음이 사랑의 증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잃어봐야... 또는 잃음을 상상해봐야 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헤어지고 슬프지 않은 사람이 있고, 그런 줄 몰랐지만 그의 공백이 생겼을 때 그립고 슬픈 사람이 있다. 잃고서야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람도, 개와 새와 돼지와 나무도, 숲도, 갯벌도. 파란 하늘도, 자유도, 평화도.




4.

사랑과 미움은 종종 반대어로 쓰이지만 미움은 날씨고 사랑은 기후. 미움은 한순간이고 사랑은 오랜 시간 지속된다. 미움도, 증오도 순간적으로는 강하지만 감히 사랑의 반대어로서는 단촐하여 나란히 서지 못한다. 사랑의 길이와 깊이와 너비를 닮은 반대어는 없다. 그래서 언제나 사랑이 이긴다.




5.

오늘도 그리운, 그리워하는 존재들이 있다. 헤어짐은 사랑의 끝이 아니기에 세상은 변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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