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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선 노무사 Jun 14. 2021

아기를 낳은 후에 남편을 미워하지 않는 방법 1

잰시 던 지음

결혼을 한 지인들이 임신을 했다는 감개무량하고도

기쁜 소식을 전해올 때, 내가 꼭 추천해주는 책이 있다.


바로 잰시 던의 아기를 낳우 후에 남편을 미워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책이다.


잰시 던은 유명 칼럼니스트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데

남편도 같은 프리랜서 작가다.


결혼과 출산이 친구들보다 늦었던 잰시 던에게

베이비샤워에서 친구들은 여러가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해주었고 헤어지기 전에

"아, 그리고 곧 남편을 미워하게 될꺼야"라는 말을 덧붙였다.

잰시 던은 당시에는 우리 부부는 달라! 속으로 외쳤지만,

출산 후부터 딸아이가 6살이 될 때까지

잰시는 남편에게 고등학교 때 이후로 사용을 하지 않았던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아이를 위해서라이렇게는 안돼겠다고 생각한 잰시는

직업의 특성을 이용해 부부관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하고 실천한 경험을 엮어 나갔다.


너무 재밌어서 밤새 읽고 또 읽고 원서까지 주문했다. 


잰시가 정리한 남편에 대한 분노의 원인이 되는 행동들

몇 가지와 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설명을 덧붙여 본다.


왜 남편은 한밤중에 아기가 울때 일어나지 않을까? 나는 작게 낑낑거리는 소리에도 야간의 급습에 대해 출발 신호를 받은 특공부대원처럼 침대에서 튀어 나가는데 남편은 평화롭게 코를 골며 잔다. 자는 척하는 것도 아니고, 설마?! 자는 척하는 걸까?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자녀에게 가해지는 잠재적 위협에 익숙한 반면, 남성은 전체 구성원에 위협을 가하는 큰 방해물에

민감하다고 한다.


하지만 선택적 청각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남자들은 과제를 구분하고 과도한 자극을 무시하는 자기보호능력이 탁월한 것 같아. 어린아이들한테

자주 보이는 특징이지."


가장 최근에 지인이 신랑이 분명 자기말을 들은 것 같은데도 못 들은체 하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이 떠올랐다.


남편은 왜 끊임없이 가족으로부터의 도피처가 필요한 걸까?

  

여성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살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남성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침잠을 선택한다는 뇌 연구 결과가 있다.


잰시의 남편이 멀리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한 전문가는 말했다.


"첫째, 익숙하지 않은 일로부터 멀어져 자신의 자율신경계를 보존하려는 것이고

둘째, 아기가 태어난 후 대폭 감소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다시 올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셋째, 이제 아빠가 되었으니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잘 키우려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죠."


분명히 남편은 일부러 기저귀를 잘 못 가는 척한다. 보다 못한 내가 대신 하게 하고 자기는 빠져나가려고.


남자가 선천적으로 집안일과 육아에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은 남성은 물론 여성에게도 널리 퍼져 있다. 이른바, 남성의 무능력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으로 위안을 얻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여성은 아기를 낳은 후에, 남편에서 지시를 한다. 어떤 것을 하고, 어떤 것을 하지 말지를. 방법까지도.

그러다보니 남편은 점점 자신감을 잃고 주체적으로 하기보다는 아내의 명령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육아와 집안일에 남편이 소극적으로 되어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청소기를 돌리는 일이 로켓 과학의 영역도 아닌데 말이죠?!


한 연구에서는 집안일을 하더라도 아빠들은 눈에 띄는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빠들은 장보기, 일요일에 고기 굽기 같은 일은 눈에 잘 띄지만 청소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아이들에게 팬케이크를 만들어준 사진은 많이 올라오지만, 옷장을 정리했다는 사진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남편이 육아와 빨래에 대해 아내에게 당신이 전문기잖아 라고 말하거나, 내가 빨래하면 옷이 줄어들까봐 걱정되니까 당신이 해. 라고 말하면,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세요. "장난해?  멀쩡히 대학도 나오고 운전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 등산도 하면서 세탁기를 못 다룬다고?  말 말고 빨리 가서 해." 라고요.


하지만 집안일에 대한 능력차이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아니라, 역할의 차이라고 한다.


미국의 전업주부 아빠들도 아내에게 똑같이 말한다.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어두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아내는 왜 부탁한 일을 곧바로 하지 않는다고 닦달하는 걸까?  좀 이따가 할께라고 하면 벌컥 화를 낸다.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여성들은 시간과 관련있는 과제를 맏는 경우가 많아요.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기, 야간 수유 등 마감 시간이 있는 일을 하루 종일 하는 거죠. 여성의 하루는 뭔가에 곧장 대응하도록 짜여 있어요. 그러니 고장난 변기좀 고쳐줄래?했을 때 남편이 지금 귀찮은데 라고 반응하면 분노하는 거죠."


이런 저런 문제로 엄마가 화가 났다면,

가정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남편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도 올라가서 실제로 가족의 스트레스 수치가 동기화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아내는 남편의 코르티솔 수치를 변화시키는 반면, 당황스러운 낙수효과로써 남편은 자녀의 코르티솔 수치를 변화시킨다고 한다. 그러니 결론,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집안의 누구도 행복하지 않아."


내가 뭘 부탁하면 남편은 또 다른 일을 시킬까봐 일부러 뭉그적거리는 것 같다.


이 질문에 잰시가족의 남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지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어. 사람은 자연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일을 적게 하려고 간소화한다는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에 적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그래서지. 그리고 맞아, 당신이 다른 일을 시킬 것 같아."


밤에 우리가 세 아이를 재울 때, 나는 한번에 50가지 일을 하고 남편은 고작 레고만 치울 뿐이다. 답답해서 속이 터진다.


여성이 남성보다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어쩌면 사실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한 실험에서 8분 동안 들판에서 열쇠를 찾는 과제에서 여성이 월등했다고도 한다. 남성은 그냥 들판에 뛰어들거나 포기한다고 한다.


가끔 결혼한 분들과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정확히 우리 남편도 그래요!"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잃어버린 형제가 있는 걸까, 의구심이 들정도로

비슷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론, 훌륭한 남편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집에 있는 남편도 훌륭한 면모들을 많이 가지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이 책은 우리가 현명하게 결혼생활의 난관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김창옥 교수님이 강의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이 세상에 관계가 좋은 부부도 있다고 합니다."

너무 웃겼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슬프다.

결혼생활이 그래서는 안된다. 그건 아니다.


조금 더 나은 관계를 원한다면,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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