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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단고기 맛집

금삿갓 평양 방문기

by 금삿갓

평양 방문 3일 차 날이었는데,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북한 안내원이 오늘 저녁에는 특별행사가 있다고 안내했다. 오늘 저녁 식사를 호텔식이 싫은 사람들은 북측이 자랑하는 단고기(개고기)를 외부의 식당에서 먹을 수 있으니 원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란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고기 식용을 일찍부터 금기시하거나 요즘에는 아예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애견 문화가 발달해서 개고기 식용을 야만인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20년 전인 당시에는 서울 시내에도 유명한 개고기 전문점들이 성황을 이루고, 여름철에는 더욱 손님이 많았다. 필자 금삿갓은 어릴 적부터 모친께서 절대 개고기를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셔서 먹지 않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개고기 음식점으로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전문점에는 다른 음식이 없는 경우에 어쩔 수 없어서 먹곤 했지만 맛도 잘 분간이 안 되고 즐기지 않았다. 안내원의 말에 의하면, 평양에는 4대 단고기 맛집이 있다고 한다. 평양단고기집, 원형식당, 고려단고기집, 문흥식당이라는데, 원형식당이 바로 우리 호텔 근처에 있다고 했다.

<개고기 다리살찜>
<단고기 다리살찜>

필자 금삿갓과 같은 처지의 단고기(개)를 먹지 않던 사람들도 외부의 식당에 간다니까 너도나도 자원하여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그런데 식사비는 개별적으로 부담해야 한단다. 단고기 식비가 1인당 20유로이고 주류를 마실 경우 별도란다. 호텔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단고기 지원자는 별도로 모여서 버스를 타고 보통강 호텔에서 조금 떨어진 단고기 식당으로 갔다. 나도 궁금해서 따라나섰다. 그 단고기 식당의 옥호(屋號)는 원형식당으로 기억한다. 1층은 단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고, 2층에는 매운탕 같은 다른 음식도 서비스가 되었다. 단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2층에서 식사를 하고 단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1층에서 식사를 했다. 우리나라의 보신탕 집에는 주로 개고기의 수육을 도마 같은 데 커다랗게 들고 나와서 칼로 썰어주거나 손으로 뜯어서 서브를 하는데, 여기는 완전히 중국식이다. 식탁에는 야채와 된장, 소스, 주류들이 먼저 세팅되어 있고, 고기는 중국 음식처럼 코스로 나왔다.

<메뉴 안내판>
<요리 명장 인증서>
<개장국>

처음에는 갈빗살이 손바닥 반쯤 되는 분량을 접시에 담아 주었는데, 고기 위에 갖은양념을 뿌려서 내놓았다. 두 번째 코스는 살점이 붙은 척추 등뼈 부분을 15cm 정도 잘라서 서브를 하고, 세 번째는 간을 얇게 썰어서 몇 점 서브했다. 네 번째로 조선의 음험한 남성들이 제일 좋아하는 신(腎 : 생식기)을 조금씩 잘라서 몇 점 서브해 주었다. 개 껍질 요리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깃밥과 장국을 조그만 그릇에 내주고는 끝이다. 우리와는 다르게 세트 메뉴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야채나 술은 모두 주문 식단제라서 추가 주문하면 야채나 고추, 마늘 같은 것은 2유로이다. 북한의 단고기 맛도 보고 술 한잔씩 거나하게 마시고 하루를 끝냈다.

<북한 주민이 즐겨 먹는 개장국>
<단고기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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