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야우중(秋夜雨中)>은 孤雲(고운) 崔致遠(최치원)의 시 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아 온 대표작으로서 한국인들에게 매우 친근하고 익숙한 한국한시(韓國漢詩)이다. 이 시는 창작 시기에 대하여 두 가지 학설이 대비된다. 재당(在唐) 시절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라고 보는 것은 결구(結句)의 ‘만리(萬里)’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고향 신라를 그리는 마음의 표출에 근거한 것이다. 반대로 젊은 시절 꿈과 낭만을 구가(謳歌)하던 당(唐)을 그리며 신라에서 지었다고 볼 수도 있다. 즉 귀국한 이후에 정치적 이상과 포부를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다는 현실 속의 좌절과 나라의 운명에 대한 근심, 그리고 골품제(骨品制)로 인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데 대한 감정 등이 교차하던 시기, 즉 은거(隱居)를 결심하기 전 즈음에 창작(創作)된 것으로 보는 것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이 시는 오언절구(五言絶句)의 평기식(平起式)으로 당(唐) 나라의 근체시(近體詩) 격식에 부합되게 창작되었고, 운자(韻字)는 ◎표시가 된 음(吟), 음(音), 심(心)이며, 침(侵) 자(字) 운목(韻目)이다. 글자의 표기가 수록된 책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동문선(東文選)>에는 승구(承句)가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으로 되어 있다. 최국술이 편찬한 <고운집(孤雲集)>에는 기구(起句)가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으로, 승구(承句)가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으로, 결구(結句)가 ‘燈前萬古心(등전만고심)’으로 되어 있다. 성대 대동문화연구원이 간행한 <최문창후전집(崔文昌侯全集)>에는 기구(起句)가 ‘秋風苦惟吟(추풍유고음)’으로, 결구(結句)가 ‘燈前萬古心(등전만고심)’으로 되어 있다.
★ 崔致遠(최치원) :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이다. 호는 고운(孤雲)·해운(海雲)이고, 중국 당 나라에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으로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으며, 신라로 돌아온 뒤에는 진성여왕에게 시무책을 올려 정치 개혁을 추진하였다. 유교(儒敎)·불교(佛敎)·도교(道敎)에 모두 이해가 깊어 통합 사상을 제시하였다. 수많은 시문(詩文)을 남겨 한문학의 발달에도 기여하였고 문집 계원필경(桂苑筆耕)이 있다. 최승우(崔承祐), 최언위(崔彦撝)와 더불어 일명(一名) 신라 3최(三崔)라 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