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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r 28. 2023

5> 初歸故園(초귀고원) / 고향에 처음 돌아와

漢詩 工夫(한시 공부)

初歸故園(초귀고원) / 고향에 처음 돌아와서

- 崔惟淸(최유청) -


里閭蕭索人多換

●○○●○○●

(이려소삭인다환) / 마을은 쓸쓸하고 사람은 많이 바뀌었는데,


墻屋傾頹草半荒

○●○○●●◎

(장옥경퇴초반황) / 담장은 기울고 무너져 풀이 거반 우거졌네.


唯有門前石井水

○●○○●●●

(유유문전석정수) / 오직 문 앞의 돌우물은 그대로 있어,


依然不改舊甘凉

○○●●●○◎

(의연불개구감량) / 옛날의 달고 시원한 맛 변치 않은 그대로구나.


이 시는 칠언절구(七言絶句) 평기식(平起式)이고, 압운(押韻)은 ◎표시한 황(荒), 량(凉)으로 양운목(陽韻目)이다. 한시(漢詩) 평측의 기본원칙인 이사부동(二四不同), 이륙대(二六對)를 지켰지만 기구(起句)에서 삭(索) 자 한 자(字)만 측성(仄聲)이고 앞뒤의 두 자(字) 모두가 평성(平聲)이라서 학슬(鶴膝)에 해당된다.

❍ 고원[故園] 고향(故鄕). 전(前)에 살던 곳. 자기가 태어나 자란 곳. 옛날에 만들어진 뜰.

❍ 이려[里閭] 태어나 자란 고향 마을. 향리(鄕里). 이한(里閈). 고향 마을. 마을의 문.

❍ 소삭[蕭索] 아주 쓸쓸함. 쓸쓸한 모양. 소조(蕭條).

❍ 장옥[墻屋] 집이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

❍ 경퇴[傾頹] 낡은 건물 따위가 기울어지고 무너짐. 기울어져 무너지거나 또는 쏠려 넘어짐.

❍ 유유[唯有] 다만. 오직.

❍ 석정[石井] 돌로 쌓은 우물. 돌우물.

❍ 의연[依然] 전과 같이 다름없음. 여전하다. 전과 같다. 그대로이다. 한결같다.

★ 최유청(崔惟淸) : 고려 헌종원년 1095∼명종 4년 1174 사이의 인물로 12세기 고려 정치사 및 사상사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과 시문(詩文)을 남긴 인물(人物)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가 살다 간 12세기는 고려 귀족사회의 모순이 격화되어 이자겸(李資謙)의 난(亂)과 묘청(妙淸)의 난(亂)이 연이어 일어나고, 그의 말년(末年)에는 마침내 고려사 시대구분의 중요기점인 무신난(武臣亂)이 폭발하여 많은 문신(文臣)들이 대학살 되는 격동기였다. 그러나 최유청은 이러한 문·무(文·武)의 정권교체(政權交替)의 혼란기에도 무신집권자(武臣執權者)들의 신임을 받아 중용된 문신(文臣)의 한 사람으로 무신정권기(武臣政權期) 문신(文臣)의 위상을 재고(再考)케 하며, 또 경·사·자·집·(經·史·子·集)에 해박하고 불경(佛經)에 조예가 깊으며, 일찍이 조서(詔書)를 받들어 당대(唐代) 고문운동(古文運動)을 이끌어간 이백(李白)과 유종원(柳宗元)의 시문(詩文)을 평하였을 뿐 아니라, 수백편의 문장(文章)과 《남도집(南都集)》 등의 시집(詩集)을 남겨 고려전기 사상사 이해에 도움을 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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