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가죽옷과 게이들의 우상인 톰의 애로서(曖露書)

프레디 머피의 우상 토우코 락소넨

by 금삿갓

대부분의 독자들은 영국 보컬 그룹 퀸(Queen)의 리드 보컬 가수인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는 잘 알지만, 일명(一名) 핀란드의 톰(Tom of Finland)으로 불리는 토우코 락소넨(Touko Laaksonen, 1920-1991)은 잘 모를 것이다. 그가 바로 머큐리가 영웅시하는 가죽옷과 게이(Gay)들의 우상인 핀란드의 예술가이다. 작품으로만 보면 남성성(男性性)에 대한 획기적인 표현으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도 게이였다. 어린 시절 톰은 시골이지만 유복한 가정에서 교육받고 자랐는데, 주변에 농부·벌목꾼들이 많이 있어서 그들의 활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특히 우르호(Urho)라는 이웃사람의 근육질과 두툼한 입술에 필이 꽂혔단다. 그래서 본업인 광고업 틈틈이 남성의 몸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특히 동성애적 욕망과 행위에 몰두하는 강인한 남성에 대해 천착(穿鑿)했다. 게이 남성이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상의 세계를 형성해 주었다. 톰의 드로잉은 인간 노력의 모든 영역에서 섹슈얼리티·기쁨·신체의 중심성을 재확인한다. 아래 그림은 토우코 락소넨 재단의 공식 그림인데, 바이크 족 스타일의 가죽 패션과 대비되는 건장한 알몸의 청년의 모습이다.

4460.jpg <토우코 락소넨 재단의 공식 그림이다>

그는 1940년 봄에 입대하여 헬싱키의 대공부대에서 처음으로 복무했는데, 당시 국제적인 항구 도시에서 새로운 섹시한 폭주족·군인·건설 노동자·선원·기마경찰 등을 만난다. 스탈린이 핀란드를 공격했을 때 톰은 중위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이런 전쟁통에서 자신이 갈망하던 제복을 입은 남자들과 꿈꿔왔던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독일군이 잭부츠를 신고 도착했을 때 더욱 그랬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유명한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음악도 공부했다. 평화는 도리어 그에게 갈망하는 섹스를 종식시켰고, 유니폼은 다시 희귀해졌기 때문에 그는 상대가 궁(窮)해 졌다. 그래서 방에 틀어박혀 옷을 벗고, 한 손으로는 자기 몸을 쓰다듬고, 다른 손으로는 거리에서 못 찾는 대상을 상상으로 수 없이 종이에 그렸다. 낮에는 광고·창문 디스플레이·패션 디자인 등 프리랜서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 저녁에는 파티와 카페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전후 헬싱키의 보헤미안 세트에서 인기 있는 멤버가 되었다. 아래 그림은 무제(無題)인데, 링 위에서 권투를 하지 않고 동성 섹스에 열중한 모습이다. 심판조차 멀거니 구경하고, 관중들은 나름 흥미진진한 표정이다. 남성의 고환이 복싱 글러브 만하다. 입고 있는 트렁크에 예의 작가의 예명(藝名)인 톰이 크게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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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그가 28년 동안 함께 산 핀란드의 남성 무용수 벨리 마키넨(Veli Mäkinen)을 집에서 몇 블록 떨어진 길모퉁이에서 만나 첫 관계를 맺은 후 수차례 성관계를 하면서 동거에 이른다. 1956년 말, 친구의 권유로 그는 미국의 유명한 근육 잡지인 <Physique Pictorial>에 자신의 비밀 작품 <핀란드의 벌목꾼>을 보냈다. 핀란드 스타일의 이름인 토우코 락소넨이 미국 언어로 너무 거친 이름이라고 생각하여 “톰”이라는 서명을 했다. 편집자는 그것을 Physique Pictorial 1957년 봄호 표지에는 실었다. 벌목꾼 그림은 이 칼럼의 대문 사진으로만 써서 자세히 보이지않지만 정말 보면 감탄한다. 벌목공들 상체의 울룩불룩한 근육도 볼만 하지만 더 엄청난 것이 하반신의 근육이다. 청바지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거대한 성기는 바지 속에 굵은 가지를 넣은 것 같다. 한 사나이는 왼손으로 거대한 삽자루 같은 자기의 그것을 옷 위로 꽉 잡고 서 있다.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래서 토우코는 이름이 <핀란드의 톰>이 되었다. 그러면서 에로틱 예술과 동성애 예술 쪽으로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다가 결국은 본업인 광고를 그만두고 동성애의 에로틱 예술에 전념했다. 그의 작품은 남성 동성애의 그러한 노골적인 자료의 배포를 금지하는 법에도 불구하고 국제 언더그라운드 팬을 통해 다임 스토어, 섹스 샵 또는 가죽 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었다. 아래는 <친구(Buddy)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 씨름 같은 몸싸움을 모래사장에서 발가벗고 한다. 근육과 거대한 남성이 관객의 눈길을 몹시 자극한다. 여름에 아이들이 갖고 노는 물총 같다. 하긴 그것도 물을 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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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소넨의 작품은 많은 게이 남성들의 성적 환상과 미학을 자극했다.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영국의 팝 밴드 프랭키 고즈 투 할리우드(Frankie Goes to Hollywood), 그리고 미국의 댄스 디스코 그룹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 영국 가수 글렌 휴즈(Glenn Hughes) 등이 착용했던 경찰과 군복에 대한 페티시와 모자, 챕스, 바이커 재킷 등 가죽으로 된 룩은 모두 그의 작품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다. 심지어 머큐리는 그룹의 이름을 퀸(Queen)으로 정한 것은 퀸이 여왕이란 뜻도 있지만 은밀하게 남성 동성애자란 뜻이다. 다른 멤버들이 그 이름 쓰기를 격렬히 반대했지만 머큐리는 그룹을 깨면 깼지 이름을 고수했다. 그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사건이다. 처음에는 바지를 입은 남자들과 갈색 가죽 봄버 재킷(Bomber jacket)을 입은 육군 장교들을 끌어들여서 상징화했다. 바이크족 작품은 바이커 룩을 한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가 주연한 영화 <와일드 원(Wild one)>이 히트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렸다. 그의 작품 관리인인 더크 데너(Durk Dehner)의 말에 따르면, 락소넨은 자신의 환상을 그려서 친구들에게 보내곤 했다. 그들은 사진에서 가장 섹시한 옷을 복제하고, 그 옷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그에게 다시 보냈다. 그러면서 그는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 아이디어는 계속 발전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래는 <로딩 존(Loading zone)>이다. 그가 건설 노동자를 관찰할 때 그린 것으로 보인다. 뒷 쪽으로 기중기(Crane)의 모습이 보이고, 노무자 세 사람이 소변을 보는 것도 아닌데 바지를 내리고 물건을 꺼내 보이고 있다. 크기 경쟁 같기도 하다. 중간의 사내가 가장 거대하고, 양 옆은 비교적 왜소하다. 한 사람은 풀이 죽어 있고, 한 사람은 짜증스러운 얼굴이다. 승자는 느긋하게 둘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 폼을 잡는다.

<Loading zone>

락소넨은 60살 때 벨리가 말기 인후암에 걸리자 미국으로 가서 더크 데너(Durk Dehner)를 만났다. 데너는 당시 26세였고, 그의 작품을 보고 짝사랑에 빠져 팬레터를 보내서 그를 오도록 해서 만난 것이다. 그는 그 후 락소넨의 홍보 담당자·가장 친한 친구·그의 뮤즈·포주(抱主)·섹스 파트너가 되었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Tom of Finland>는 돔 카루코스키(Dome Karukoski) 감독이 제작하여 2018년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었다. 유럽 모든 국가 보다 더 엄격하게 남성들의 동성애를 금지했던 핀란드에서 평생 동성애로 살아간다는 것이 엄청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주로 여동생과 같이 동거하는 구조였다고 한다. 에이즈가 창궐했을 때도 그들은 용케 역병을 피해 갔다. 그는 폐기종, 처음 파트너는 인후암으로 세상을 뜨고, 마지막 파트너인 데너는 아직 건강하다. “제 그림은 게이 남성들이 행복하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습니다...” 그의 유언처럼 들린다. 아래는 <Sex on the train>이다. 제복을 입은 사내 둘과 바이크 가죽 패션의 한 사내와 쓰리 썸이다. 중앙의 남성 성기는 비현실적인 구도라서 양복 제복을 입은 사내의 물건인지 아니면 딜도인지 약간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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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하나 더 하겠다. 2014년 9월 핀란드 우편국이 Laaksonen의 그림을 특징으로 하는 3개의 1등급 우표 세트를 발행했다. 우표 중 두 개에는 경찰관 복장을 한 다른 남자의 다리 사이에 앉은 알몸 남자의 그림 일부가 포함되어 있었다. 다른 하나는 허벅지 사이에 남자의 얼굴이 포함된 알몸 엉덩이를 묘사했다. 이 우표 세트는 178개국에서 사전 주문 접수를 받았는데, 우편국의 기대를 뛰어넘어서 우편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우표 세트가 되었다. 그 이유를 조사해 보니 여성들과 게이 남성들이 우표에 그려진 남성미 넘치는 알몸 엉덩이를 공식적으로 혀를 핥아보는 기분 때문이란다. 믿거나 말거나 이다. 아래는 <무제(無題)>인데, 배경에는 서커스 광고지가 붙어 있는 부스 같다. 열심히 동성애를 하고 있다. 역시 가죽 부츠 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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