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문이 장역지와 서로 통하여 죄에 연좌되어, 용주참군으로 좌천되어 있다가 낙양으로 도망쳐 돌아오기 때문에, 그가 영밖에 있을 적에(광동지방에서) 해를 지나서 세상과 격리되어 소식이 끊긴 것이다. 도망쳐 돌아옴에 이르러 자기 고향이 가까워지자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있어 감히 다가오는 사람을 보고도 감히 묻지 못한 것이다. 대개 근심하는 생각이 교차하여 모일 때, 두루 의심스럽고 두려운 것이 많을 것이다. ‘더욱 두렵다.’라는 말에서 更(갱) 자를 쓴 것이 묘하다. 지금 사람이 오랜 객지생활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집에 당도하여 마음속으로 황홀함을 깨달으니 역시 돌아옴이 이와 같다.
* 漢江(한강) : 양자강의 지류로 태령산맥에서 시작되어 한중(漢中)을 지나 한구(漢口)로 흐름.
* 音書(음서) : 편지, 서한.
* 更㥘(갱겁) : 더욱 겁이 난다. 겁(㥘)은 怯(겁) 겁낼 겁의 속자(俗字)
* 經年(경년) : 몇 해를 지남.
* 逃歸(도귀) : 숨어 돌아오는, 또는 도망쳐서 돌아옴.
* 嶺(령) : 황하동쪽 태행산맥.
* 隔歲(격세) : 해를 거름. 한해를 건너뜀. 한 해가 지남. 해를 달리 함
* 恍惚(황홀) : 미묘하여 그 속내를 헤아려 알 수 없는 모양. 어떤 사물에 마음을 빼앗기어 멍한 모양.
* 中情(중정) : 속에서 우러나는 참된 마음. 심중(心中). 충심(衷心)
* 久客(구객) : 오랜 나그네.
* 貶(폄) : 관직을 깎아 낮추다. 귀양 보내다.
* 宋之問(송지문, 650?~712) : 송지문은 분주(汾州) 출신이거나 괵주(虢州) 홍농현(弘農縣) 출신이라는 기록이 있다. 자(字)가 연청(延淸) 또는 소련(少連). 당 고종(⾼宗) 상원(上元) 2년(675)에 진사. 심전기(沈佺期)와 함께 초당(初唐)의 대표적인 시인. ʻ심송(沈宋)’이라고 불렸다. 20세경 측천무후(則天武后)의 총신인 장역지, 장창종 형제의 눈에 들어 습예관(習藝館) 상문감승(尙⽂監丞)이 된 것이 벼슬길에의 시발이었다. 무후의 사후에 농주(瀧州) 참군으로 좌천되었다. 다시 돌아오자 역시 그때의 권력자 무삼사(武三思)에게 아첨하여 관직을 차지하는 등 파렴치한 행실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재주를 아끼고 사랑하던 중종(中宗)은 그를 수문관(修⽂館) 직제사(直學⼠)로 기용, 문학의 좋은 상대로 삼아, 군신(君⾂)의 신분을 망각한 주연(酒宴)에 빠졌었다고 한다. 그 후에 현종(⽞宗)이 즉위하자 광동성(廣東省) 흠현(欽縣)으로 유배되어 사사(賜死)되었다. 특히 오언시(五⾔詩)에 훌륭한 재능이 있었는데, 율시체(律詩體) 정비에 진력하여 심전기·두심언(杜審⾔) 등과 더불어 초당 후반의 문단에서 율시 유행의 선구로 공이 컸다. 문집에 ≪송지문집(宋之問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