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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삿갓의 漢詩工夫(250429)

by 금삿갓

渡漢江(도한강) / 한강을 건너다

- 宋之問(송지문)


嶺外音書斷

영외음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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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마루 너머는 소식도 끊기고


經冬復歷春

경동부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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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고 또다시 봄이 지나네.


近鄕情更㥘

근향정갱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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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땅 가까워오니 마음에 더욱 겁이 나


不敢問來人

불감문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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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사람에게 감히 소식 못 묻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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之門(지문)이 張易之(장역지)를 交通(교통)함을 坐罪(좌죄)하야, 龍州參君(용주참군)으로 貶移(폄이)하야 洛陽(낙양)으로 逃歸故(도귀고)로 其在嶺外時(기재령외시)에 經年隔歲(경년격세)하야, 音書(음서)가 斷絶也(단절야)라. 及逃歸(급도귀)에 己近鄕里(기근향리)하야, 中情抱㤼(중정포겁)하야, 見來人(견래인)하고 不敢問(불감분)하니, 盖憂思交集之時(개우사교집지시)에 轉多疑畏耳(전다의외이)라. 更㤼(갱겁)에 更字(갱자)가 妙(묘)한지라. 今人(금인)이 久客還鄕(구객환향)하야, 臨到家(임도가)하야, 心中恍惚(심중황홀)을 覺(각)하니 亦復如此(역복여차)니라.

송지문이 장역지와 서로 통하여 죄에 연좌되어, 용주참군으로 좌천되어 있다가 낙양으로 도망쳐 돌아오기 때문에, 그가 영밖에 있을 적에(광동지방에서) 해를 지나서 세상과 격리되어 소식이 끊긴 것이다. 도망쳐 돌아옴에 이르러 자기 고향이 가까워지자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있어 감히 다가오는 사람을 보고도 감히 묻지 못한 것이다. 대개 근심하는 생각이 교차하여 모일 때, 두루 의심스럽고 두려운 것이 많을 것이다. ‘더욱 두렵다.’라는 말에서 更(갱) 자를 쓴 것이 묘하다. 지금 사람이 오랜 객지생활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집에 당도하여 마음속으로 황홀함을 깨달으니 역시 돌아옴이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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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漢江(한강) : 양자강의 지류로 태령산맥에서 시작되어 한중(漢中)을 지나 한구(漢口)로 흐름.

* 音書(음서) : 편지, 서한.

* 更㥘(갱겁) : 더욱 겁이 난다. 겁(㥘)은 怯(겁) 겁낼 겁의 속자(俗字)

* 經年(경년) : 몇 해를 지남.

* 逃歸(도귀) : 숨어 돌아오는, 또는 도망쳐서 돌아옴.

* 嶺(령) : 황하동쪽 태행산맥.

* 隔歲(격세) : 해를 거름. 한해를 건너뜀. 한 해가 지남. 해를 달리 함

* 恍惚(황홀) : 미묘하여 그 속내를 헤아려 알 수 없는 모양. 어떤 사물에 마음을 빼앗기어 멍한 모양.

* 中情(중정) : 속에서 우러나는 참된 마음. 심중(心中). 충심(衷心)

* 久客(구객) : 오랜 나그네.

* 貶(폄) : 관직을 깎아 낮추다. 귀양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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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宋之問(송지문, 650?~712) : 송지문은 분주(汾州) 출신이거나 괵주(虢州) 홍농현(弘農縣) 출신이라는 기록이 있다. 자(字)가 연청(延淸) 또는 소련(少連). 당 고종(⾼宗) 상원(上元) 2년(675)에 진사. 심전기(沈佺期)와 함께 초당(初唐)의 대표적인 시인. ʻ심송(沈宋)’이라고 불렸다. 20세경 측천무후(則天武后)의 총신인 장역지, 장창종 형제의 눈에 들어 습예관(習藝館) 상문감승(尙⽂監丞)이 된 것이 벼슬길에의 시발이었다. 무후의 사후에 농주(瀧州) 참군으로 좌천되었다. 다시 돌아오자 역시 그때의 권력자 무삼사(武三思)에게 아첨하여 관직을 차지하는 등 파렴치한 행실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재주를 아끼고 사랑하던 중종(中宗)은 그를 수문관(修⽂館) 직제사(直學⼠)로 기용, 문학의 좋은 상대로 삼아, 군신(君⾂)의 신분을 망각한 주연(酒宴)에 빠졌었다고 한다. 그 후에 현종(⽞宗)이 즉위하자 광동성(廣東省) 흠현(欽縣)으로 유배되어 사사(賜死)되었다. 특히 오언시(五⾔詩)에 훌륭한 재능이 있었는데, 율시체(律詩體) 정비에 진력하여 심전기·두심언(杜審⾔) 등과 더불어 초당 후반의 문단에서 율시 유행의 선구로 공이 컸다. 문집에 ≪송지문집(宋之問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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