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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詠烏(영오) / 까마귀를 읊다

금삿갓의 漢詩工夫(250518)

by 금삿갓

詠烏(영오) / 까마귀를 읊다

- 李義府(이의부)


⽇裏颺朝彩

일리양조채

●●○○●

밝은 낮에는 아침 빛깔을 드날리고


琴中伴夜啼

금중반야제

○○●●◎

거문고에서는 오야제곡을 짝하였다.


上林多少(如許)樹

상림다소(여허)수

●○○●●

왕의 상림원엔 나무가 얼마인데


不借⼀枝棲

불차일지서

●●●○◎

깃들일 한 가지를 빌리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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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颺朝彩(양조채) : 아침의 빛깔을 드날리는 것.

* 夜啼(야제) : 악부시의 한 형식으로 야제곡이라고도 한다.

* 上林(성림) : 임금의 후원을 말한다.

* 多少(다소) : 많고 적다는 의미가 아니라 얼마나 많다는 뜻. 중국의 자료에는 ‘多少(다소)’가 아니고 ‘如許(여허)’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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烏者(오자)는 雖稱惡聲之⿃(수칭오성지조)나 素有反哺之性(소유반포지성)하여 謂之孝⿃(위지효조)다. ⽇裏(일리)에 有烏故(유오고)로 颺射朝陽之光彩(양사조양지광채)하고 琴中(금중)에 有烏夜啼曲故(유오야제곡고)로 謂之伴(위지반)이라.

까마귀는 비록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새라고는 하지만 본디 늙은 부모를 먹여주는 성품이 있다고 하여 孝⿃(효조)라고 한다. 태양 속에는 까마귀(삼족오)가 있는 고로, 아침 태양의 광채를 발산하고, 거문고 곡조 중에도 ‘烏夜啼曲(오야제곡)’이라는 곡조가 있는 까닭으로 짝했다고 했다.

上林苑中(상림원중)에 樹⽊最多(수목최다)어늘 不能棲於⼀枝之安(불능서어일지지안)하니 嘆之之詞也(탄지지사야)라. 此亦引⽽⽐之(차역인이비지)하여 ⾃歎不遇時者也(자탄불우시자야)라.

상림원 중에 나무가 가장 많은데도 한 가지에도 편히 살 수 없음을 탄식하는 말이다. 이 역시 이끌어 비교하여 때를 만나지 못함을 자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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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부(李義府, 614年-666年) : 영주 요양 출신. 수 양제의 대업 10년에 태어나 당 고종 간봉 원년에 사망했으며, 향년 53세였다. 고종(⾼宗) 때의 간신. 허경종(許敬宗)과 함께 측천무후(則天武后)를 추종하여 고종(⾼宗)의 황후인 왕씨(王⽒)를 폐하도록 함. 겉으로는 온유하고 겸손하며, 예의 바른 사람으로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면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띠었으나, 속으로는 음흉하고 수단이 악랄하고 교활한 사람으로 야비하여 남들을 해쳤으므로, ‘소중도(笑中⼑)’ 또는 ‘이묘(李猫 ; 살쾡이)’라 일컬어짐.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이의부(李義府)의 웃음 속에는 칼이 들어 있다고 말하였다(故時⼈⾔義府笑中有⼑). 그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중상모략으로 해를 일삼아 사람들은 그를 고양이 같은 사람, ⼈猫(인묘) 또는 李猫(이묘)라고 불렀다. 그로 인하여 생긴 고사가 笑裏藏⼑(소리장도)이다. 그러나 이의부(李義府)는 간신(姦⾂)이지만, 그가 쓴 <부미인(賦美⼈/미인을 노래하다)>은 지금까지 유명하고, 문집 40권을 써서 그가 남긴 시(詩)들은 후세에 남긴 작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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