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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Apr 26. 2023

47) 暮春吟(모춘음) / 3월을 읊다

漢詩習作 (220425)

暮春吟(모춘음) / 3월을 읊다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暮春嵐氣溢無聲

모춘람기일무성

●○○●●○◎

늦은 봄 아지랑이 소리 없이 넘쳐나고


倒柳池塘片月盈

도류지당편월영

●●○○●●◎

버들 늘어진 연못에는 조각달이 차있네.

蜀鳥含寃終夜叫

촉조함원종야규

●●○○○●●

두견새는 원통함을 품고 밤새워 울부짖는데


騷人抑淚賦哀情

소인억루부애정

○○●●●○◎

시인은 눈물을 억누르며 애절한 정을 읊어보네.


暮春吟(모춘음)은 저물어가는 봄을 읊는다는 의미이다. 운(韻) 자는 聲(성), 盈(영), 情(정)이고, 경운목(庚韻目)이다. 기구(起句)의 2번 자인 춘(春) 자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의 칠언절구(七言絶句)로 읊었다. 어려운 한자 시어(詩語)는 다음과 같다. 嵐氣(남기)는 봄에 들녘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말하며, 또는 먼 산의 푸른 기운이 피어나는 것을 말한다. 蜀鳥(촉조)는 두견새를 말한다. 두견(杜鵑) 새는 자규(子規), 두우(杜宇), 귀촉도(歸蜀道), 망제혼(望帝魂), 원조(怨鳥)라고도 한다. 촉(蜀) 나라의 임금 망제(望帝)인 두우(杜宇)가 장인인 별영(鱉靈)에게 나라와 목숨을 억울하게 빼앗긴 전설이 있다. 우리말로는 문학에 많이 사용된 용어가 접동새, 소쩍새 등으로 불린다. 騷人(소인)은 시인(詩人)을 뜻하며, 소인묵객(騷人墨客) 줄여서 소객(騷客)이라고도 한다. 원래 중국(中國) 초(楚) 나라의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부(離騷賦)≫에서 유래(由來)한 말로, 시인(詩人)과 문사(文士)를 일컫는다. 賦(부)는 ≪시경(詩經)≫에서 이르는 시의 육의(六義) 가운데 하나이고, 사물이나 그에 대한 감상을 비유를 쓰지 아니하고 직접 서술하는 작법이다. 한문 문체의 하나로서, 글귀 끝에 운을 달고 흔히 대(對)를 맞추어 짓는 글이다.

늦은 봄의 아지랑이가 피는 날씨에 연못가의 수양버들은 물속으로 늘어져 있는데 초승달은 떠서 물 위에 비치는 모습이다. 수양(垂楊) 버들은 가지가 거꾸로 내려오므로 도류(倒柳)라고도 한다. 멀리서 소쩍새가 구슬프게 울면서 짝을 구하는 소리가 들리니, 옛 전설상의 두우라는 어리석은 임금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맴돈다. 예로부터 두견새의 사연은 문학 작품에서 많이 활용되는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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