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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y 02. 2023

48) 田家(전가 : 시골집)

漢詩習作 (220501)

田家(전가) / 시골집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田家霧裏牿門開

전가무리곡문개

○○●●●○◎

안개에 싸인 시골집의 외양간 문을 열고


越嶺耕菑叱犢來

월령경치질독래

●●○○●●◎

재 넘어 묵정밭을 갈려고 소 몰고 왔더니

先到隣翁犁畢憩

선도인옹려필게

○●○○○●●

먼저 온 이웃 늙은이 쟁기질 마치고 쉬고 있어


問農坐畔互傾杯

문농좌반호경배

●○●●●○◎

두둑에 앉아 농사일 물으며 서로 잔을 기울이네.

田家(전가)는 시골에 있는 집이다. 원래부터 시골에 살단 사람의 집일 수도 있고, 벼슬살이를 하느라 떠나 있던 고향의 옛 집을 주로 의미한다. 필자도 고향이 있지만 모든 가솔(家率)들이 뿔뿔이 도회지로 옮겨 살아서 전가(田家)의 의미가 그립다. 그래서 칠언절구(七言絶句)를 한 수 얽어(構) 보았다. 압운(押韻)은 ◎ 표기된 開(개), 來(래), 杯(배) 자이고, 회운목(灰韻目)이다. 기구(起句)의 2번 자인 家(가) 자가 ○ 표기된 평성(平聲) 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시이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다음과 같다. 牿(곡)은 소나 말을 기르는 외양간이다. 菑(치)는 묵정밭을 의미한다. 고향을 떠나 외지 생활을 하는 통에 밭을 경작하지 못하고 묵혀 놓았던 것이다. 叱犢(질독)은 소를 꾸짖으며 몰고 가는 모습이다. 질(叱)은 꾸짖는 것이고, 犢(독)은 송아지이지만, 시어에서 주로 소를 의미한다. 밭을 갈 때 쟁기질을 하려면 소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犁(려)는 쟁기질하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뜻으로는 얼룩소를 나타낸다. 독음도 려와 리, 류로 3가지로 읽힌다. 오랜만에 귀향하여 농사일을 돌보려 하니 초보 농사꾼으로서 실수의 연속이다. 일찍 일어나서 밭을 갈까 하고 나갔으나, 옆집에 오래 살고 있던 늙은 어른이 새벽녘에 더 일찍 와서 우리 묵정밭을 대신 갈아 주었다. 밭두둑에 앉아서 쉬면서 막걸리 한자 나누며, 농사의 방법에 대하여 한 수 배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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