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아몬드형 눈빛의 관능 애로서(曖露書)

야수의 눈빛처럼 강렬하게

by 금삿갓

"그림은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이다 (Painting is the Most Beautiful of Lies)."라고 말한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의 그림 속 여인들은 강렬하고 자유롭고 관능적이다. 여인의 속사정과 그 표정이 담긴 그림으로, 화풍은 운치 있는 관능미와 퇴폐미를 곁들였고, 독특한 스타일로 여성을 표현하는 화가이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프랑스로 귀화한 후 주로 무희와 홍등가 매춘부의 몸놀림에서 느껴지는 색정적인 인상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그림 특히 여성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해 본 금삿갓의 눈에는 한 가지의 아주 뚜렷한 특징이 있다. 간혹 아닌 것도 있지만 대부분 여성의 눈 모양이 거의 하나같이 아몬드 모양의 타원형 일색이다. 그리고 눈빛이 매우 강렬하다. 아래 작품은 <팜므파탈(Famme Fatale)>이다. 커다란 모자의 그늘에 가려져서 그녀의 눈빛이 강렬한지는 분간이 안 되지만 양 볼에 홍조가 든 모습으로 자신의 왼쪽 젖가슴을 꺼내어 추켜 받치면서 남성을 유혹하고 있다. 아마 홍등가에 있는 여인이 호객행위를 하는 모양 같다. 동겐이 주로 이런 부류 여인들을 자주 그렸다. 그녀는 목걸이와 팔찌, 귀걸이 반지 등 성장한 모습이다. 그녀의 왼손은 온통 반지 투성이다. 특히 금삿갓이 주목하는 것은 새끼손가락 반지이다. 새끼손가락 반지는 역사적으로 남성의 애용품이었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로마시대 등 남성들이 그들의 권력이나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었다. 그래서 왕이나 귀족, 장군 등이 주로 사용하고 인장(印章)으로도 활용했다. 영국에서는 14세기에 에드워드 2세가 모든 공식 문서에 인장 반지를 착용하도록 칙령을 내려 인장 반지의 중요성을 더욱 확고히 했다. 현대에 와서도 가수 엘비스 프레스리나 영화 <대부>에 나오는 갱들이나 마피아들조차도 이를 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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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의 누드화가 강렬하지만 금삿갓의 눈에는 그렇게 퇴폐적이지 않음에도 그의 작품이 그가 태어난 로테르담 미술관에서 배척되기도 했다. 아래 작품은 <천사장의 탱고>이다. 날개가 달렸으니 천사로 보이지만 언뜻 보면 뱀파이어 모습이 떠오른다. 여인의 목덜미에 송곳니를 박고 선혈을 빨아먹는데도 여인은 감미로운 흥분에 몸을 떨며, 살포시 눈을 감고 그 열락을 즐긴다. 탱고 춤이란 게 여성의 가랑이 사이로 깊숙이 들어가는 남성의 다리 감촉에서 여성은 전율하고, 남성은 그런 모습을 보거나 상상하면서 전율한다. 동겐은 이런 남녀 사이의 성적 인지 과정에 깊은 통찰이 있는 듯하다. 알제리의 철학자 말렉 슈벨(Malek Chebel)의 <욕망에 대하여>를 연상시킨다. 좋은 욕망과 나쁜 욕망 말이다. 욕망의 과잉이나 무분별한 욕망은 자신을 망치는 바쁜 욕망인데, 제어되고 절제된 욕망이야 말로 착한 욕망이란다. 하지만 금삿갓은 늘 가슴 한켠에 욕망을 욕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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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작품을 보라. 무엇을 느끼는가? <스페인 인어(Sirene Espagnole)>이다. 왜 이름을 이렇게 붙였을까? 멋진 몸매를 가진 인어가 뱃사공을 유혹하여 파멸시킨다는 전설을 모티브로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쩐지 약간 음울한 분위기다. 무표정한 얼굴과 특히 그의 작품에 관조하는 강렬한 아몬드형 눈빛이 없다. 남색의 머릿결은 강렬하다. 도발할 듯한 가슴과 젖꼭지, 잘록한 허리는 매우 유혹적이지만 아래로 내려가서 Y존은 검은색으로 온통 색칠해서 뭔가 무시무시한 느낌을 준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을 연상케 한다. 한번 빠지면 영원히 헤어날 수 없는 그곳. 그래서 사이렌 요정을 조심해야 한다.

동겐은 무희나 매춘녀를 많이 모델 삼았지만 정말 좋아하던 그의 뮤즈는 배우 브리짓 바르도(Brigitte Bardot)도였다. 그녀는 오드리 헵번, 메릴린 먼로 등과 함께 1960년대 세계적인 스타로 군림했던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였다. 두툼한 입술과 짙은 스모키 아이라인, 볼륨 있는 헤어스타일 등 쉬크하고 섹시한 여성미의 대명사로 전 세계 남성 팬들의 가슴을 자극했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나라와는 매우 척진 발언을 일삼아서 국민 밉상이 되었다. 바로 개고기 식용과 관련하여 한국문화를 야만문화로 비하했다. 동물보호활동도 좋지만 다른 나라의 문화를 함부로 혐오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발상이라서 당시 경쟁자였던 오드리 햅번으로 부터도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동겐은 그러한 그녀에게서 예술적 영감을 얻어 여성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한 화가였다. 아래가 그녀의 초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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