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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在軍登城樓(재군등성루) / 군에서 성루에 올라

금삿갓의 漢詩工夫(250815)

by 금삿갓

在軍登城樓(재군등성루) / 군에서 성루에 올라

- 駱賓王(난빈왕)


城上⾵威冷

성상풍위랭

○●○○●

성 위에 바람 위세는 싸늘하고


江中⽔氣寒

강중수기한

○○●●◎

강 가운데 물 기운은 차구나.


戎⾐何⽇定

융의하일정

○○○●●

군복을 언제나 정리하고


歌舞⼊⻑安

가무입장안

○●●○◎

춤추고 노래 부르며 장안에 들어갈까.

從軍之卒(종군지졸)이 登城樓則城上(등성루즉성상)은 ⾵冷(풍랭)하고, 江中(강중)은 ⽔寒(수한)하야. 寒冷之氣(한랭지기)가 感傷⼈情(감상인정)하야. 去國之愁(거국지수)와 思家之懷(사가지회)이 不可堪抑(불가감억)이라. 嘆息⾔(탄식언)호대 敵兵之陣(적병지진)을 衝突擊破(충돌격파)하고 戢⼽槖⼸(집과탁궁)하야. 旌旗飜揚(정기번양)하며, ⼝以歌(구이가)하고 ⼿以舞(수이무)하야. ⼊⻑安⽽奏凱乎(입장안이주개호)아. 乃異域⾵霜(내이역풍상)에 悽愴(처창)이 切⾄(절지)하야. 何⽇(하일)에 定(정)하고 返還京師耶(반환경사야)아하니 末乃願禱之詞也(말내원도지사야)라.

종군하는 병사가 성루에 오르니 곧 성 위에는 바람이 싸늘하고, 강에는 물이 차서 한랭한 기운이 사람의 심정을 상하게 하여, 고향을 떠난 시름과 집 생각이 참기 어려워 탄식하며 말하기를 “적의 진영을 충돌격파하고, 창을 거두어들이고 활을 자루에 넣고, 깃발을 펄럭이며 입으로 노래하고 손으로 춤추며, 장안으로 들어가 개선을 아뢸 것인가? 이에 이역의 서릿바람에 구슬픔이 간절하게 도달하여 어느 날에 평정하고 서울로 돌아갈까?” 하니, 마지막은 이에 바라고 기원하는 말이다.

* 戎⾐(융의) : 군복

* 戢⼽槖⼸(집과탁궁) : 창을 거두고, 활을 활집에 넣는 것으로 전쟁을 끝내는 것을 이름.

* 旌旗飜揚(정기번양) : 군기를 펄럭이는 것.

* 奏凱(주개) : 개선을 아뢰는 것.

* 駱賓王(낙빈왕 ; 626/640?〜684?) : 중국 당(唐) 초기의 시인(詩⼈)으로 <초당사걸(初唐四傑) : 왕방(王勃)·노조린(盧照隣)·낙빈왕(駱賓王)·양형(陽炯)>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무주(婺州) 의조(義烏) 출신으로 성품은 호방하고 거만하면서도 강직하여 일찍부터 으레 도박꾼들과도 놀곤 하였다고 한다. 고종(⾼宗) 말년에 장안주부(⻑安主簿)가 되었는데, 당시 고종의 황후로 실권을 휘두르던 측천무후(則天武后)를 공격하는 상소를 여러 차례 올렸다가 절강의 임해승(臨海丞)으로 좌천되자 출세에 뜻을 잃고 관직을 떠나버렸다. 그러던 684년 이경업(李敬業)이 측천무후 타도를 외치며 거병하자 그의 부속(府属)으로서 이경업의 거병을 옹호하고 동시에 측천무후를 공격하며 그 죄를 천하에 전하여 알린다는 취지의 격문(檄文)을 기초하였는데, 측천무후는 이 격문을 읽던 중 「(무덤을 덮은) 한 줌 흙도 마르지 않았는데 여섯 자밖에 안 되는 고아는 어디에 의지할 것이냐〈一抔土未乾(일부토미건), 六尺孤安在(육척고안재)〉」라는 구절에서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면서 격문을 지은 자의 이름을 물었고, 낙빈왕의 이름을 듣자 「이런 인재를 불우하게 내버려 두었으니 이는 재상의 잘못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경업의 거병은 실패로 끝났고, 이후 낙빈왕은 도망쳐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잡혀 죽었다는 설도 있다). 전당(錢塘)의 영은사(靈隱寺)에 숨어 살았다는 전설도 있는데, 절을 소재로 한 시도 전해지고 있다. 낙빈왕은 이미 일곱 살 때부터 시 짓는 재주가 뛰어났으며, 자라서는 오언율시(五言律詩)의 묘리를 터득하였다고 한다. 그가 지은 「제경편(帝京篇)」은 고금을 통틀어 절창(絶唱)으로 평가된다. 으레 몇 자의 글자만 가지고 대구(對句)를 지어 「산박사(算博士)」라는 속칭도 있었다. 낙빈왕의 글을 몹시 아꼈던 측천무후는 조(詔)를 내려서 그의 문장 수백 편을 모아 교운경(郄雲卿)에게 명하여 편찬할 것을 명했는데, 이것이 《낙빈집(駱丞集)》(전4권이라고도 하고 10권이라고도 한다)으로 송(頌)・부(賦)・오칠언고(五七言古)・오율(五律)・배율(排律)・절구(絶句)・칠언절구(七言絶句)・계(啓)・서(書)・서(叙)・잡저(雑著)의 총 11 항목으로 분류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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