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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秋朝覽鏡(추조람경) / 가을 아침에 거울을 보다

금삿갓의 漢詩工夫(250816)

by 금삿갓

秋朝覽鏡(추조람경) / 가을 아침에 거울을 보다

- 薛稷(설직)


客心驚落木

객심경락목

●○○●●

나그네 마음 낙엽에 놀라


夜坐聽秋風

야좌청추풍

●●●○◎

밤에 앉아 가을바람을 듣네.


朝日看容鬢

조일간용빈

○●●○●

아침에 얼굴과 살쩍을 보니


生涯在鏡中

생애재경중

○○●●◎

평생의 삶이 거울 속에 있구나.

客心(객심)이 多憂(다우)하야. 無所感觸(무소감촉)이라도 猶可(유가)어늘 乃一聞落木而驚(내일문낙목이경)하야. 遲暮之歎(지모지탄)이 一時激發矣(일시격발의)라. 自此一驚(자차일경)하야. 便于夜中(변우야중)에 起坐而聽기좌이청)하니, 乃知能落木者(내지능낙목자)는 秋風也(추풍야)이라. 秋風(추풍)이 無情(무정)하야. 眞令人(진령인)으로 愁殺(수쇄)로다.

나그네의 마음이 근심이 많아 피부로 느끼는 것이 없더라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이에 나무에 잎이 지는 것을 한번 듣고 놀라서 늦게 저물녘의 탄식이 일시에 거세게 일어난 것이다. 스스로 이렇게 놀라 문득 밤중에 일어나 앉아 들으니, 이에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것이 가을바람임을 알겠노라. 가을바람이 무정하여 진정 사람으로 하여금 매우 근심스러워 죽게 만든다.


夜坐懷愁(야좌회수)하야. 容鬢(용빈)이 必改故(필개고)로 于明晨(우명진)에 從鏡中(종경중)하야. 一看之(일간지)라. 從鏡中(종경중)하야. 見容鬢之已衰(견용빈지이쇠)하니, 乃不覺歎我生涯之有盡(내불각탄아생애지유진)하야. 明鏡霜毫(명경상호)이 此其證矣(차기증의)라.

밤에 앉아 근심을 품으므로 얼굴과 구레나룻이 반드시 바뀌었을 것이므로, 내일 새벽에 거울 속을 따라서 그것을 한번 본다. 거울로 다가가 얼굴과 살쩍이 이미 늙었음을 보니 이에 저도 모르게 내 생애에 다함이 있음을 깨닫고 탄식하니, 맑은 거울 속 서리 내린 터럭이 이 그 증거로다.

추조.JPG

* 薛稷(설직 ; 649-713) : 자(字)는 사통(嗣通), 포주 분음(蒲州 汾陰 ; 현재 산시山西 만영萬榮) 출신. 수(隨) 나라 내사시랑(內史侍郞) 설도형(薛道衡)의 증손으로, 중서령(中書令) 설원초(薛元超)의 조카이다. 벼슬길에 올라 황문시랑(黃門侍郞)·참지기무(參知機務)·태자소보(太子少保)·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을 역임하였고, 후에 태평공주 사건에 연루되어 옥사하였다. 그의 서예는 저수량(褚遂良)을 이어받았으며, 우세남(虞世南), 구양순(歐陽詢), 저수량과 함께 "초당 4대 서예가"로 불렸다. 회화에 뛰어나 인물, 불상, 화조(花鳥에 능하며, 특히 학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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