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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新涼入郊墟(신량입교허) / 교외의 초가을 바람

금삿갓의 漢詩自吟(250910)

by 금삿갓

新涼入郊墟(신량입교허) / 교외의 초가을 바람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誰令郊野早涼吹

수령교야조량취

○○○●●○◎

누가 시켜 교야에 이른 서늘함을 불었나?

赦暑庶民爲布施

사서서민위보시

●●●○○●◎

백성에게 더위 사함은 보시가 되는구나.

陌上蜻蛉誇作配

맥상청령과작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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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잠자리는 짝짓기 자랑하고

籬間蟋蟀懇求雌

리간실솔간구자

○○●●●○◎

울 사이 귀뚜라미 암컷을 간구하네.

漁翁釣墜斜陽促

어옹조추사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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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옹은 낚시 떨구고 지는 해를 재촉하고

處士燈親出月遲

처사등친출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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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사가 등 가까이하니 뜨는 달 더디구나.

雨順風調歌擊壤

우순풍조가격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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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순하고 바람 고르니 격양가를 부르고

桑楡只願健康持

상유지원건강지

○○○●●○◎

늘그막에 오직 바람은 건강 지킴이라오.

이 시는 새벽이면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백로(白露)를 맞은 절기에 그 뜨겁고 숨 막히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서늘한 기운이 조금씩 감도는 기분을 느끼고자 지은 것이다. 이 시의 제1구의 2번 자인 령(令)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취(吹), 시(施), 자(雌), 지(遲), 지(持)이고 지운목(支韻目)이다. 제1구의 3번, 제2구의 3번, 5번, 8구의 3번 자의 평측을 변화시켰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어려운 시어는 다음과 같다. 赦暑(사서)는 더위를 사한다는 말로 심한 더위를 형벌처럼 무서운 것으로 표현했다. 陌上(맥상)은 길이나 밭두둑의 위를 말하는데, 길섶 정도로 보면 된다. 蜻蛉(청영)은 잠자리다. 가을이 가까우면 잠자리들이 꼬리를 맞대고 짝짓기를 한 체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다. 蟋蟀(실솔)은 귀뚜라미이다. 桑楡(상유)는 뽕나무와 느티나무인데, 저녁 해가 뽕나무와 느티나무에 걸리는 때를 읊은 옛 글들이 많아서 그 자체로 저녁이나 늙은 시기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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