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새벽이면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백로(白露)를 맞은 절기에 그 뜨겁고 숨 막히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서늘한 기운이 조금씩 감도는 기분을 느끼고자 지은 것이다. 이 시의 제1구의 2번 자인 령(令)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취(吹), 시(施), 자(雌), 지(遲), 지(持)이고 지운목(支韻目)이다. 제1구의 3번, 제2구의 3번, 5번, 8구의 3번 자의 평측을 변화시켰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어려운 시어는 다음과 같다. 赦暑(사서)는 더위를 사한다는 말로 심한 더위를 형벌처럼 무서운 것으로 표현했다. 陌上(맥상)은 길이나 밭두둑의 위를 말하는데, 길섶 정도로 보면 된다. 蜻蛉(청영)은 잠자리다. 가을이 가까우면 잠자리들이 꼬리를 맞대고 짝짓기를 한 체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다. 蟋蟀(실솔)은 귀뚜라미이다. 桑楡(상유)는 뽕나무와 느티나무인데, 저녁 해가 뽕나무와 느티나무에 걸리는 때를 읊은 옛 글들이 많아서 그 자체로 저녁이나 늙은 시기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