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스산한 마음이 들어서 마음을 비우고자 고려말기의 고승(高僧)인 경북 영덕 출신의 나옹선사(懶翁禪師)의 선시(禪詩)로 알려진 <청산은 나를 보고>를 음미하면서 얽어 보았다. 원래의 선시는 신체시(新體詩)의 격률이 아니라, 금삿갓의 기준으로 당시(唐詩) 운률격(韻律格)에 맞도록 살짝 번안(飜案)했다. 放下(방하)는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불교의 용어이다. 貪婪(탐람)은 탐욕과 뜻이 비슷하다. 湮淪(인륜)은 묻혀서 사라지는 것이다. 이 시가 나용선사의 시가 아니고 당(唐) 나라 한산(寒山) 스님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인할 수 없다. 한산스님은 소주(蘇州)의 한산사(寒山寺)에서 활동했고, 한산사는 유명한 사찰이다. 장계(張繼)의 시 <楓橋夜泊(풍교야박)>으로 더욱 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