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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靑山歌(청산가)

금삿갓의 漢詩自吟(250913)

by 금삿갓

靑山歌(청산가)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靑山謂我居無語

청산위아거무어

○○●●○○●

푸른 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令吾住莫塵

령오주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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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은 나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放下貪婪除滅怒

방하탐람제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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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도 내려놓고 성냄도 제멸하고


如水活湮淪

여수활인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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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사라지라네.

이 시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스산한 마음이 들어서 마음을 비우고자 고려말기의 고승(高僧)인 경북 영덕 출신의 나옹선사(懶翁禪師)의 선시(禪詩)로 알려진 <청산은 나를 보고>를 음미하면서 얽어 보았다. 원래의 선시는 신체시(新體詩)의 격률이 아니라, 금삿갓의 기준으로 당시(唐詩) 운률격(韻律格)에 맞도록 살짝 번안(飜案)했다. 放下(방하)는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불교의 용어이다. 貪婪(탐람)은 탐욕과 뜻이 비슷하다. 湮淪(인륜)은 묻혀서 사라지는 것이다. 이 시가 나용선사의 시가 아니고 당(唐) 나라 한산(寒山) 스님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인할 수 없다. 한산스님은 소주(蘇州)의 한산사(寒山寺)에서 활동했고, 한산사는 유명한 사찰이다. 장계(張繼)의 시 <楓橋夜泊(풍교야박)>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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