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모든 사물이나 말에서 약간 비하하는 것에 개를 빗대어 말하는 것이 많다. 과일에는 개살구·개똥참외·개머루·개복숭아, 사람에 빗대서 개자식·개새끼·개소리·개팔자, 기타 개떡·개똥 등 다양하다. 개와 관련된 속담 또한 무성하다. 한자의 사자성어도 많다. 서양도 사람 사는 곳이니 우리와 비슷하다. 개가 인류와 같이 생활한 지는 너무 오래되어 ‘개(Dog)’란 말이 어디서 유해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개와 개의 행동은 사실상 모든 인류의 언어 속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영어식 표현법의 대가였던 윈스턴 처칠은 주기적으로 그를 사로잡는 깊은 의기소침의 상태를 묘사할 때, “Black dog(우울증)”이란 말을 썼다. 개는 비열하거나, 천하거나, 믿을 수 없거나, 하잘 것 없는 어떤 것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애완동물로 개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말로 “나를 사랑하거든 내 개를 사랑하라.(Love me, love my dog)”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늙은 개에게는 새 재주를 가르칠 수 없다.”는 말은 개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타성에 빠진다는 사실을 암시해 준다. 에스토니아에서는 “늙은 개가 짖으면 무슨 의견이 있다는 뜻이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늙은 개를 다소 정중하게 대접했다. 유고슬라비아 사람들은 “늙은 개가 짖으면 그 이유를 알아보라.”라고 같은 감정을 약간 다르게 표현한다. 처절한 생존경쟁을 묘사할 때 “개가 개를 먹는다.”라고 하는데, 이는 개의 입장에서 보면 불공평한 표현이다. 아프리카의 호사족은 “개가 개를 먹어?”라는 말을 쓰는데, 여기에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개는 개를 먹지 않는다.”라고 훨씬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개를 별로 좋지 않게 표현한 격언들도 있다. 이솝은 <심술쟁이>에서 개를, 자기가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짐승이 먹지 못하게 으르렁거리며 달려드는 동물로 묘사했다. 개를 이용한 또 다른 표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Put on the dog - 으스대거나 허세를 부린다는 뜻이다.
Call off the dogs - 마음에 들지 않거나 보상이 따르지 않는 일을 중단한다는 뜻. 사냥꾼들은 뒤쫓아도 소용없을 듯하면 개를 불러들인다(Call dogs off).
Go to the dogs - 파멸하다, 타락하다의 뜻.(중세의 왕자들은 자기 개에게 빵부스러기를 던져 주었다. 또는 인간도 같은 대접을 받았다.)
Dog days – 한 줄기 바람도 없고, 숨 쉬는 것마저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는, 찌는 듯이 더운 여름날을 뜻한다. 이 표현은 로마인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이들은 어떤 계절에는 천랑성(Dog Star, Sirius)의 열이 태양열에 합쳐지기 때문에 지상의 인간이 더욱 큰 고통을 받게 된다는 이론을 내세웠었다.
Gay dog - 단순히 매력적인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가정을 버리고 떠돌아다니는 난봉꾼을 가리키는 말. 난봉꾼들(Gay dogs)은 흔히 ‘냉대를 받으면서(in the doghouse)’ 최후를 맞는다.
Dog tags - 인식표는 우리에 갇힌 개처럼 통제를 받는 군인들이 달고 다닌다. 2차 대전 당시 종군기자였던 어니 파일은 군인들이 모두 인식포(Dog tags)를 달고 있다고 해서 군인들을 'Dogfaces'(보병)라고 불렀다. 군인들(Dogfaces)은 과음을 하고는 옛사람들의 충고를 따라 Hair of the dog(해장술)을 마셨다. Hair of the dog(해장술)은 원래 문장은 ‘Hair of the dog that bit you.’를 줄인 것이다. 즉 술로 인해 골 아픈 걸 술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중세에 광견병 걸린 개에게 물렸을 때, 그 개의 털을 상처에 붙이면 낫는다는 속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금삿갓 芸史 琴東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