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送別(송별) / 송별

금삿갓의 漢詩工夫(251102)

送別(송별) / 송별

- 王維(왕유)

山中相送罷

산중상송파

○○○●●

산중에서 서로 이별하고 나니

日暮掩柴扉

일모엄사비

●●●○◎

해 저물어 싸리문을 닫네.

春草年年綠

춘초년년록

○●○○●

봄풀은 해마다 푸르건만

王孫歸不歸

왕손귀불귀

○○○●◎

귀한 벗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此(차)는 山中送別之詩也(산중송별지시야)라. 兩人(양인)이 一留一去(일류일거)하야. 送別旣罷(송별기파)에 山日已暮而柴扉已掩則其寂寥悲悵之情(산일이몰이시시이엄즉기적료비창지정)이 目不忍接(목불인접)이라.

이 시는 산중에서 송별하는 시다. 두 사람이 하나는 머무르고, 하나는 떠나간다. 송별을 마치자 산에 이미 해가 저물어 사립문도 이미 닫히니, 그 적적하고 슬픈 감정이 눈뜨고 볼 수 없

는 것이다.

乃歎息言(내탄신언)호대 瞻彼路草(첨피로초)하니 草(초)는 霜雪之時(상설지시)에는 元根盡晦(원근진회)타가 寒退春回(한퇴춘회)하면 綠葉(녹엽)이 亂抽於舊根(난추어구근)하야. 年年歲歲(연년세세)히 循環不已(순환불이)로대 王孫(왕손)은 一歸而不復歸(일귀이불부기)하니 悲切悽切(비절처절)이 令人流涕(령인류체)로다.

이에 탄식의 말을 하되 “저 길가의 풀을 보니 풀은 서리와 눈이 올 때면 뿌리를 모두 감추고 있다가, 추위가 물러나고 봄이 돌아오면 푸른 잎이 어지럽게 옛 뿌리에서 자라나 와 해마다 순환하기를 그치지 않는데, 왕손은 한번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처절한 슬픔이 사람을 눈물짓게 한다.”라고 한 것이다.

○黯然銷魂者(묵연소혼자)는 別也而別賦一篇(별야이별부일편)과 陽關二十八字並是凄涼云而此詩二十字(양관28자병시처량운이차시28자)도 亦可謂凄涼也歟(역가위처량야여)인져.

침울하게 혼백을 녹이는 것이 이별이다. 이별시 한 편과 양관시 28자가 아울러 처량하다 말했는데 이 시 20자도 역시 처량하다 할 만하지 않은가?

* 送罷(송파) : 보내 버리다. 떠난 뒤에.

* 柴扉(시비) : 사립문.

* 王孫(왕손) : 왕의 후손이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귀한 집 자제 또는 송별하는 친한 친구를 말한다.

* 王維(왕유) : 자 마힐(摩詰). 산시성[山西省] 출생. 9세에 이미 시를 썼으며, 서(書)와 음곡(音曲)에도 재주가 뛰어났다. 아우인 진(縉)과 함께 일찍부터 문명(文名)이 높았으며, 특히 기왕(岐王)의 사랑을 받아 731년 진사에 합격, 태악승(太樂丞)이 되었다. 후에 제주(濟州:山東省 荏平縣)의 사창참군(司倉參軍)으로 좌천되었으나, 734년 우습유(右拾遺)로 발탁되어 감찰어사 ·좌보궐(左補闕) ·고부낭중(庫部郞中)을 역임, 이부낭중에서 급사중(給事中)이 되었다. 안녹산의 난을 당하여 반란군의 포로가 되어 협박을 받고 할 수 없이 출사 하였다. 반란 평정 후 그 죄가 문책되었으나 아우 진의 조력과 반란군 진중에서 지은 천자를 그리는 시가 인정받아 가벼운 벌로 치죄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후 다시 등용되어 상서우승(尙書右丞)의 자리까지 벼슬이 올라갔다. 그 때문에 왕우승이라고도 불렸다. 또한 왕유는 육조시대(六朝時代)의 궁정시인의 전통을 계승한 시인이라 하여 장안(長安) 귀족사회에서는 칭찬이 자자하였고 존경도 받았다. 그의 시는 산수 ·자연의 청아한 정취를 노래한 것으로 수작(秀作)이 많은데, 특히 남전(藍田:陝西省 長安 동남의 縣)의 별장 망천장(輞川莊)에서의 일련의 작품이 유명하다. 맹호연(孟浩然) ·위응물(韋應物) ·유종원(柳宗元)과 함께 왕맹위유(王孟韋柳)로 병칭 되어 당대 자연시인의 대표로 일컬어진다. 또 그는 경건한 불교도이기도 해서, 그의 시 속에는 불교사상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특색이다. 《왕우승집》(28권) 등이 현존한다. 그림은 산수화에 뛰어나, 수묵(水墨)을 주체로 하였는데, 금벽휘영화(金碧輝映畵)에도 손을 대고 있어 화풍 또한 다양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순정 ·고결한 성격의 소유자로, 탁세(濁世)를 멀리하고 자연을 즐기는 태도 등은 남송문인화의 시조로 받들어지는 원인이 되었다. 송나라의 소동파(蘇東坡)는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라고 평하였다. 당시는 장안(長安)에 있는 건축의 장벽산수화(牆壁山水畵)나 《창주도(滄州圖)》 《망천도(輞川圖)》 등이 알려져 있었으나 확실한 유품은 전하여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