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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Jul 05. 2023

58) 終講有感(종강유감) / 종강 유감

漢詩習作 (220630)

終講有感(종강유감) / 종강 유감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知甘苦到終期

미지감고도종기

●○○●●○◎

아직 단맛 쓴맛 알지 못하는데 종강 때가 되었네


求學猶難作慢遲

구학유난작만지

○●○○●●◎

학문을 구할수록 어렵고 이룸은 늦고 더디네.


嶷嶷有峰何不陟

억억유봉하불척

●●●○○●●

높고 높은 봉우리라고 어찌 오르지 아니 하리


瓊章聚讀必多思

경장취독필다사

○○●●●○◎

좋은 글 모아 읽고 반드시 많이 생각해야지.

시를 짓기 위해서 한글을 알아야 하듯이 한시(漢詩)를 짓기 위해서 한문의 기초 공부가 필요하다. 당나라 시대의 칠언절구 즉 당음(唐音)을 일부 읽어 보았고, 한문의 해독이나 작문을 하려고 가장 기초적인 <한문강좌(漢文講座)>를 읽었다. <한문강좌> 책은 사학자이며, 서예가이자 한학자인 임창순(任昌淳) 교수가 편찬한 한문교재이다. 한중(韓中)의 고사(古事)를 순 한문으로 기록한 것인데, 한국 고사가 114편, 중국고사가 58편이 수록되어 있다. 임교수가 모두 직접 쓴 것은 아니고, 조선시대 학자들이 쓴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이나 <어우야담(於于野談)> 등 다양한 서책에서 일부 발췌하여 다듬은 것이다. 내용은 대부분 그 시대 인물들의 일화에 관한 것으로 읽기로 수월하고 재미도 또한 있다. 일주일에 한편씩 한 2년 이상을 게으르게 읽었는데 드디어 종착역에 도달하여 종강(終講)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젠 새로운 교재를 가지고 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시의 제목을 종강유감(終講有感)으로 하였다. 이 시의 기구(起句) 2번 자가 지(知) 자로 평성(平聲)이니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기된 기(期), 지(遲), 사(思)로 모두 지운목(支韻目)이다. 시어 중에서 甘苦(감고)는 단 맛과 쓴 맛을 나타내며, 시작을 시작하여 아직 완숙하지 못했으니 한시의 단맛과 쓴맛을 알 수 없는 수준임을 표현한 것이다. 求學(구학)은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것으로, 학문을 구한다고 표현한다. 한문이란 깊게 파고들수록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嶷嶷(억억)은 산이 높은 모양을 나타낸다. 즉 학문의 길이 높은 산을 오르듯이 어렵다는 표현이다. 퇴계(退溪) 선생처럼 대학자도 별세하기 전에 스스로 지은 자명(自銘)에 “학문은 구할수록 멀어지고(學求愈邈)”라는 표현을 써서 ᅟ각문의 길이 어렵다고 했다. 학문의 길이 어렵다고 시도(試圖)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높은 산도 하늘아래 뫼이니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 일이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瓊章(경장)이란 옥 같은 좋은 문장을 뜻하는 것으로 남의 좋은 글을 말한다. 좋은 문장을 많이 찾아서 읽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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