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극ㅓㄱ 당신을 사랑합니다.>(7/12)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사랑해 벽(Le Mur des Je t'aime)

by 금삿갓

파리를 여행하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찾는 필수 코스가 몽마르트르 언덕 밑에 있다. 이름하여 '사랑해 벽(Le Mur des Je t'aime)'이다. 언덕 밑의 제한 릭투스 공원에 있는 조그마한 조형물이다. 40평방미터로 사랑을 주제로 글씨를 쓴 타일들을 붙인 벽이다. 이 벽은 2000년 예술가 페데릭 남작과 클레어 키토에 의해 만들어졌다. 612개의 타일로 구성되어 있다는데 세어보지는 못해서 검증할 수 없다. 그 타일에 '사랑해'라는 문구가 250개 언어로 311번 등장한단다. 각 타일은 가로 21×29.7 센티미터이다.

엄처(嚴妻)를 모시고 가이드 노릇을 하는 입장에서 여기를 빼먹고 갔다가는 산티아고 순례길 출발도 전에 경을 칠 우려가 있어서 무조건 들려야 했다. 2~3일간 파리와 베르사유를 수박 겉핥기나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둘러보자니 시간이 빠듯하니 어떤 곳은 그냥 스쳐 지나야 한다. 여기도 '왔노라 보았노라'만 외쳐야지 '즐겼노라'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250개 언어가 맞는지 읽어 볼 수도 세어 볼 수도 없다. 능력도 안 되고 실력도 안되니 시간 핑계를 댈 수밖에. 다른 언어는 제치고 우리의 위대한 세종대왕께서 친히 어린 백성을 위해 창제하신 우리글이나 빨리 찾아주는 게 센스다. 한글은 '사랑해', '나 너 사랑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세 문장이다. 이걸 빨리 찾아서 알려주고, '사랑해' 이 문장만이 한국인이 사진 찍기 좋은 높이와 위치에 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문장은 이 벽을 만들 당시 부실시공으로 생겼단다. '나는'이라고 쓴 타일을 붙이는 타일공이 한글을 알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나는' 타일을 거꾸로 붙이는 부실시공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극ㅓㄱ'라는 모양으로 시공된 것이다. 조선 과객 금삿갓도 이를 존중해서 이글의 제목을 그렇게 달고 싶었다. 당신을 사랑하는데 내가 아니라 누구인지 나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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