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연인은 떠나고 퐁네프 다리만 남아(7/13)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퐁네프 다리의 연인들

by 금삿갓

수도를 끼고 흐르는 강이 한강만 한 게 있을까? 태국의 차오프라야강, 카이로의 나일강 정도가 그 규모면에서 엇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파리가 관광지로 유명하니까 센강도 더불어 유명하게 되었다. 센강 유람선이나 센강의 각종 다리들. 모두 37개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그중 가장 우아하고 화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알렉산드르 III세 다리, 낭만적인 다리로는 ‘예술의 다리’인 퐁데자르(Pont des Arts) 다리 등 여러 개가 있지만 젊었을 때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를 읽고부터 미라보 다리에 대한 환상에 젖은 적이 있었다. 파리의 첫 방문 때 이곳과 노트르담 성당을 젤 먼저 찾은 이유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을 본 이후에는 퐁네프 다리를 찾게 되었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는 씨테섬 끝에 위치한 퐁네프(Pont-neuf)이다. 불어의 제대로 된 발음으로 퐁뇌프(Pont neuf)는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아니라 16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다리이자 파리 최초의 돌로 지어진 다리이다. 다리 중간에는 앙리 4세의 기마상이 세워져 있고 다리 밑에는 유명한 퐁네프 유람선(Vedette du Pont-neuf)의 선착장이 있다.

거리의 삶을 살아온 곡예사 알렉스와 실연의 상처와 시력을 잃는 고통을 이기지 못해 집을 뛰쳐나온 화가 미셸의 사랑 이야기이다. 전혀 생뚱맞은 두 사람은 외로움을 매개로 조금씩 가까워진다. 미셸은 알렉스의 순수한 감정 표현에 닫혀 있던 마음을 열게 되고, 그와 함께 사랑의 열정과 생의 기쁨을 되찾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미셸은 시력을 회복시켜 줄 약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에 그를 속이고 몰래 떠난다. 남겨진 알렉스는 방화죄로 체포되어 3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 미셸이 교도소로 찾아와 재회를 약속하고, 두 사람은 크리스마스 자정에 퐁네프 다리에서 만난다. 하지만 또다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미셸에 분노한 알렉스가 그녀를 끌어안고 센강으로 뛰어든다. 그러나 구조되어 절망의 끝까지 인지 지구의 끝까지 인지 모를 영원한 방랑의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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