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新春(신춘) / 새 봄
금삿갓의 漢詩自吟(260311)
新春(신춘) / 새 봄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春爲造化神
춘위조화신
○○●●◎
봄이 조화의 신이 되어
昨夜逐寒賓
작야축한빈
●●●○◎
어젯밤에 추운 손님 쫓아버리고
使燕吟論熱
사연음론열
●●○○●
제비에게 논어를 열렬히 읊도록 하고
令蛙讀孟頻
령와독맹빈
○○●●◎
개구리더러 맹자를 자주 읽으라 하네.
淵明何描寫
연명하묘사
○○○●●
도연명이 이를 어찌 묘사를 하며
太白盍諮詢
태백합자순
●●●○◎
이태백이 이를 어찌 묻지 않으랴?
漸短宵難夢
점단소난몽
●●○○●
점점 짧아지는 밤에 꿈 이루기 어려우니
唱酬共樂脣
창수공락순
●○●●◎
잔 돌리며 입술이나 같이 즐기세.
유독 추웠던 지난겨울도 이제 다 지나가고, 춘분(春分)이 코앞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찬바람이 불지만 살갗에 와닿는 기분이 완연히 다르다. 아파트 정원에는 산수유(山茱萸)가 일제히 노란 꽃망울을 터뜨렸다. 남녘의 매화 소식은 지난 지난주에 들었다. 발달한 SNS 덕분에 집에 가만히 앉아서 화엄사(華嚴寺)의 홍매(紅梅)인 화엄매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새 봄을 맞이하는 감회를 오언율시(五言律詩)로 엮어 보았다. 봄이 조화옹(造化翁)이 되어 부리는 요술을 옛 고전의 농담(弄談)을 빌어 읊은 것이다. 제비가 논어(論語)를 읽고, 개구리가 맹자를 읽는다는 고사(古事)는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나오는 일화이다. 그가 강서의 행재소에서 중국 유생(儒生) 황백룡(黃白龍)으로부터 조선 선비의 독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스개로 조선의 제비도 논어를 읽을 정도로 선비들이 경전을 잘 읽는다고 한 것이다. “知之謂知之(지지위지지) 不知謂不知(부지위부지) 是知也(시지야)” 즉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라는 글을 빨리 읽으면 제비가 지저귀는 소리와 비슷하다. 맹자(孟子)의 “獨樂(독락)” 구문도 이를 빨리 읽으면 개구리가 우는 소리와 비슷하고, 莊子(장자)의 “以指喩指之(이지유지지)” 구문도 빨리 읽으면 꾀꼬리 소리 비슷하다는 데서 나온 우스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