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인생 순례의 끝(7/17)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뚜리사 (Iturissa) 공동묘지

by 금삿갓

에스삐날 마을 주거지에서는 오래된 전통 가옥들과 13세기에서 18세기까지 만들어진 무덤과 비석들을 볼 수 있다. 이 마을에는 이뚜리사 (Iturissa)라고 하는 1세기 로마제국 당시에 건립된 공동묘지가 있다.


이 지역의 장례용 비석은 처음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했지만, 나중엔 지리적 관념적인 경계를 표시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까미노의 십자가를 보호하는 역할, 순례 길을 걷는 순례자들의 길잡이 역할까지 하게 되었단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순례길일 수 있다. 모든 인간은 각자 저마다의 고유한 순례길을 걷고 있으며, 모든 순례길은 각자가 만들어낸 인생의 역정(歷程)에 따라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다가 모두 이뚜리사처럼 표식이 있던 없던 순례의 마지막을 찾아가는 것이다. 나 또한 이 순례길의 여정에 있고 그 여정의 끝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길을 걷다보니 또 다른 마지막 순례길을 걷다가 순례길을 끝마친 종(種)이 있었다. 이들도 한순간에 순례길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잘 보이지 않는 고슴도치도 있고, 우리와 친숙한 노루도 있었다. 교통용어로 로드킬(Road Kill)이다. 자동차에 당한 것이다. 금삿갓 같이 걸어 다니는 순례객에게는 이런 결과를 당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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