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시민운동에 가세(加勢)하여(7/19)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나무를 베지 말라

by 금삿갓

자빠진 김에 쉬어 간다는 속담이 있다. 아직 며칠 걷지도 않았는데, 발도 무지 아프고 지치기도 하여 이곳 팜플로나에서 하루 더 쉬기로 했다. 순례객들 사이의 전문용어로 연박(延泊)하는 것이다. 사설(私設)이든 공립이든 알베르게 수칙이 1인 1박이 원칙이고, 대부분 08~09시에 퇴실을 해야 한다. 연박을 하려면 배낭을 빼서 밖에서 기다리다가 오픈하는 다른 알베르게를 찾아서 다시 숙박해야 한다. 체크인할 때 여권과 끌리덴셜(순례자 여권)을 필수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설은 대개 12:30 경이 넘어야 체크인이 되고, 공립은 14:00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알베르게가 아닌 펜션을 1박에 40유로를 주고 잡았기 때문에 연박을 한다고 하자 주인이 좋다고 환영이다.

알베르게보다 비용은 비싸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스가 보장되는 순례객들의 숙박시설이 순례길의 조금 큰 마을이나 도시에는 많이 있다. 종류는 펜션(Pension) 즉 민박이다. 주인이 집 전체를 개조해서 숙박용으로 활용하고, Two-bed, Three-bed room 등이 있다. 이 외에 주인이 같이 거주하면서 방 한 두 개를 빌려주는 까사 루랄(Casa-rural), 호스텔 등이 있다.

쉬면서 팜플로나 구시가지 성내(城內)로 시내 관광을 나갔다. 시청 광장에서 둘러보는데 갑자기 시민들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우리가 순례객인걸 뻔히 알면서도 세(勢)를 불리기 위해 같이 동참하란다. 머나먼 남의 나라에 와서 팔자에 없는 데모에 참석하라니? 시위의 목적이 정치적인 슬로건이 아니라 자연 훼손 즉 산림을 벌목하지 말라는 취지라서 잠시 같이 모양을 취해 보았다.

그들은 시위를 약간 축제 스타일로 하고 있었다. 파리에서는 시위행렬이 있으면 재빨리 그곳을 피하는 게 상책이었는데, 여기선 동참했다. 파리는 과격하고 과열된 시위대로 인해 유혈 충돌이 자주 일어나서 관광객은 정말 짜증 나는 일이다. 교통이 마비되고 모든 일상이 정지되기 때문에 시위대 쪽으로 잘못 휩싸이면 스케줄이 엉망으로 엉긴다.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 민노총 시위보다 훨씬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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