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정말 열심히 걷기만 해서 혈당을 보충할 필요가 생긴다. 우리가 보통 하다못해 북한산에 가더라도 최소한 초콜릿 바나 그런 비슷한 혈당 보충 간식을 준비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곳에선 그놈의 배낭 무게 때문에 줄이고 줄이다 보니 그런 달달한 간식거리를 소지하고 다니기가 정말 어렵다. 며칠이 지나면 그런 당분이 당긴다.
스페인 현지인들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신속히 당을 보충하는 식품이 추로스(Churros)인데, 레온(Leon)에 가면 길거리 판매점이 유명한 곳이 있어서 추로스는 레온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던 찰나에 팜플로나 구시가지를 어슬렁거리면 돌아다니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쇼윈도의 모습. 에스타페타 거리 한가운데에서 하비에르 내리막 길 중간 정도 높이에 정말 입맛을 당기는 가게가 있다. 수제로 만든 각종 예술적 모양의 초콜릿 과자와 젤리 빈, 아몬드, 땅콩, 피스타치오, 심지어 무설탕과 같은 캐러멜 처리된 말린 과일, 수제 과일 잼, 오렌지 스트립 등을 판매하는 멋진 가게다.
가게 주인이 매우 친절하고 들어가서 사진 찍고 사탕하나도 안 사도 아주 친절하게 응대한다. 관광지의 상술답지 않고 정말 장인의 숨결과 품격이 배어 나오는 가게다. 1880년에 개업했으니 우리로 따지면 엄청 오래된 노포(老鋪)이다. 일본의 노포는 시니세(しにせ)라고 해서 우리와는 달리 2~3백 년 정도 되어야 쳐준다. 우리는 백년가게라고 내세우는데, 좀 얼굴이 부끄럽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 일본에 있는 곤고구미<金剛組(こんごうぐみ, 금강조)>인데 역사로 치면 1,400년이 되는데 몇 년 전에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서 다른 건축회사에 합병되어 명목만 남았다. 그 기업은 사찰 건축 적문으로 백제 출신의 유중광으로부터 시작된 사찰 전문 건설 가족기업이었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