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00. 아소프라 마을 둘러보기(7/24)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정의를 세우는 칼 - 원주

by 금삿갓

아소프라(Azofra)는 뚜에르또 강(Rio Tuerto)의 비옥한 계곡에 자리 잡은 원래 아랍인의 마을이었다. 기사도의 전통과 중세의 유물, 오래된 집, 특히 에르비아스(Hervias) 백작의 저택 등이 있다. 이 마을에는 8월 15일에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1168년에 도냐 이사벨은 이 마을에 순례자를 위한 병원과 성당을 세우고 성 베드로에게 봉헌했단다. 또한 까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죽은 순례자들을 위한 묘지도 만들었다. 기록에 의하면 병원 건립을 알리는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고 한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깔라오라와 나헤라의 주교인 나 로드리고는 도냐 이사벨에게 아소프라 마을에 순례자만을 위한 병원과 묘지를 세우는 것을 허락합니다.” 이 병원은 19세기까지는 운영되었고 오늘날엔 폐허만 남아있다.


이 마을에 있는 천사들의 성모 교구 성당 (Iglesia Parroquial Nuestra Senora de Los Angeles)이다. 하나의 신랑(身廊)과 세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있는 17~18세기 사이에 지어진 성당이다. 루네트가 있는 궁륭으로 덮여 있고, 제단 쪽 돔은 별 무늬가 있는 16세기 양식으로 건축되어 있다. 성당의 뜰에 오래된 수령의 올리브 나무가 아직도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올리브 열매도 아주 많이 달렸다.

아소프라 마을 바로 인근에 있는 원주(Rollo de Azofra : 圓柱)이다. 마을을 약 1km쯤 빠져나오면 시루에냐(Ciruena)로 가는 까미노의 오른쪽에 있다. 이 원주는 땅에 정의를 세우는 칼을 거꾸로 꽂아 놓은 것 같이 연상되며, 악당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경고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99. 나헤라에서 아소프라까지(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