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 부르고스 대성당(7/27)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엘 시드의 무덤

by 금삿갓

부르고스 대성당(Catedral de Burgos)은 정식 명칭이 산따 마리아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ia)이다. 이 성당은 1221년 카스티야 왕국의 페르디난드(Ferdinand) 3세의 후원과 마우리시오(Mauricio) 주교의 지휘로 짓기 시작한 건축물로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빼어난 플랑부아양 고딕양식 건축물이다. 플랑부아양(Flamboyant)이란 골조가 타오르는 불꽃 모양의 복잡한 장식을 갖춘 프랑스식 고딕약식의 일종이다. 마우리시오 주교는 파리에서 공부해서 프랑스의 건축 전문가 앙리를 불러와 프로젝트를 맡겼다. 이후 2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성당을 꾸미는 작업이 추가로 이루어졌는데, 독일의 건축가 요하네스 폰 쾰른이 성당 앞쪽의 두 개의 탑에 석조 세공으로 이루어진 열린 장식 격자가 달린 첨탑들을 새로이 지은 것도 이때의 일이다. 성당은 1567년에 완공되었는데, 이후 르네상스 시기에 '에스칼레라 도라다'라는 이름의 황금 계단 등 몇몇 부분이 증축되기도 했다. 에스칼레라 도라다(Escalera dorada)는 건축가 디에고 데 실로에(Diego de Siloe)의 작품이다. 이 형식은 나중에 파리의 오페라좌 전면의 계단 설계에 반영되었다. 이 성당은 세비야, 똘레도에 이어서 스페인에서 3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스페인 고딕 양식 건축물 중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대성당의 바닥 평면라틴 십자가형 배치로 설계된 이 성당은 건축구조,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예술 작품, 성화, 성가대석, 예배당, 제단 장식, 묘지, 조각상, 장식 격자에서 보이는 뛰어난 석조 세공 등으로 고딕 예술의 역사가 집약된 것으로 명성이 높다. 1984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 성당은 13세기에 세워진 일 드 프랑스(Ile-de-France)의 대성당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스페인 건축가들이 프랑스 고딕 양식을 받아들여 고유한 방식으로 적용했음을 보여 주는 훌륭한 예이다. 프랑스 고딕 건축 양식과 예술이 보급된 것은, 부르고스라는 도시와 그 성당이 중세 이후부터 피레네를 거쳐 갈리시아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순례자들이 쉬었다 가곤 하던 중요한 장소였던 덕분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성당은 유명인의 무덤으로도 이름을 떨친다. 11세기에 스페인의 가장 유명한 장군이며, 레콩끼스따(Reconquista) 운동의 영웅인 로드리고 디아스 데 비바르(Rodrigo Díaz de Vivar)의 무덤도 여기에 있다. 레콩끼스따는 이슬람교도에게 점령당한 이베리아 반도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기독교도의 국토회복운동이며 투쟁이다. 그는 부르고스 출신으로 '엘 시드(El Cid])'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국왕에 준하는 대접을 받는 것이다. 그의 유해는 1919년 아내인 도냐 히메나(Doña Jimena)의 유해와 함께 성당 중앙, 플라테레스크(Plateresque) 양식의 금속 세공으로 장식한 돔 아래에 안치되었다. 이밖에 이 성당 건설에 주도적 역할을 한 마우리시오 주교와 알론소 데 카르타헤나(Alonso de Cartagena) 주교를 비롯하여 후안 오르테가 데 벨라스코(Juan Ortega de Velasco) 대수도원장, '원수의 예배실'을 짓게 한 페드로 에르난데스 데 벨라스코(Pedro Hernández de Velasco) 원수, 그리고 초기 카스티야 왕족의 묘도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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