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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Oct 26. 2023

68) 重陽吟(중양음) / 중양절에 읊다

漢詩習作 (231023)

 지나

重陽吟(중양음) / 중양절에 읊다

 - 금삿갓 芸史 琴東秀 拙句(운사 금동수 졸구)


重九茱茶迓暮煙

중구수다아모연

●●○○●●◎

중양절에 수유차로 저녁연기 마중하고


寒風對菊憶先賢

한풍대국억선현

○○●●●○◎

찬바람에 국화를 보니 선현이 생각나네.


堪霜獨不得名發

감상독불득명발

○○●●●○●

서리를 견디며 홀로 이름 얻으려 피지는 않았지


節操知人來汝邊

절조지인래여변

●●○○○●◎

절개를 아는 사람은 너의 곁으로 올 거야.

이 시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을 맞아서 감회를 쓴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의 2번 자인 구(九)가 측성(仄聲)이라서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된 연(煙), 현(賢), 변(邊)으로 선운목(先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은 충족하고, 기구(起句)의 1번 자 중(重) 자는 평측(平仄)이 훈과 음에 따라 변화하는데, 대부분의 훈은 측성(仄聲)이고, 훈이 늦 곡식과 아이를 표현할 때 음은 동으로 읽고, 성조는 평성(平聲)이다. 전구(轉句) 5번 자 득(得) 자와 결구(結句) 5번 자 래(來) 자의 평측(平仄)을 서로 바꾸어지었다. 측기식(仄起式) 칠언절구에서 전구(轉句) 5번 자와 결구(結句) 5번 자의 평측(平仄)을 서로 바꾸어 시를 짓는 것을 한시(漢詩) 용어로 상체(相替)라고 한다.

시어(詩語)를 살펴보자. 중구(重九)는 구(九)가 중복 또는 거듭되는 것으로, 동양에서는 양의 날이 거듭되는 날을 길일(吉日)로 보아 각종 행사를 즐겼다. 1월 1일 은 설날(元旦 : 원단), 3월 3일은 삼짇날(踏靑節 : 답청절, 上巳 : 상사, 重三 : 중삼), 5월 5일은 단오절(端午節), 7월 7일은 칠석(七夕), 9월 9일은 중양절(重陽節 또는 重九) 등이다. 중양절은 산수유의 열매를 따서 차를 끓여 마시거나 산수유 가지를 꺾어서 머리에 꽂으면 악귀를 물리친다는 속설이 있고, 화전(花煎)을 부쳐 먹었다. 수다(茱茶)는 산수유 차를 말한다. 아(迓)는 마중하는 걸 말한다. 모연(暮煙)은 시골 마을에 저녁을 짓는 연기이다. 감상(堪霜)은 서리를 맞고 견디는 것이다. 여변(汝邊)은 너의 주변을 말한다.

중양절에 악귀(나쁜 사람)를 물리치기 위해서 해맑은 산수유 차를 마시다가 보니 하루해가 다 가고 저녁이 된 풍경이다. 그러다가 문득 찬바람이 부는 뜰 안에 핀 국화를 대하니 역경에 굴하지 않던 옛 선현들의 기상과 같다. 찬 서리를 견디면서 핀 것이 어찌 이름을 얻기 위해서일까? 가을 늦게 까지 들녘에 핀 들국화가 그러하고, 고을마다 정성드려 가꾼 국화 축제가 한창인 계절이 되었다. 그러한 국화의 절개와 지조를 아는 좋은 사람들은 국화를 사랑하여 국화 곁으로 모일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를 보면서 인재들을 가려 쓰지 않고, 민심 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행태에 빗대어 은유적으로 표현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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