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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Jan 13. 2024

229. 까까벨로스 마을 통과(8/07)

깜뽀나라야(Camponaraya) 마을을 나와서 도로를 따라 걸으면 순례길가에 각종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다음 마을로 가기 위해서 순례길은 포장도로를 벗어나서 산기슭으로 난 둘레길 비슷한 구간을 지나게 된다. 중간에 쉼터와 음수대도 잘 설치되어 있어서 순례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다음 마을인 까까벨로스(Cacabelos)로 가는 중간에 산티아고까지 198Km라고 적힌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이제 남은 거리가 200Km 이내로 줄어들었다는 표시를 보고 모든 순례객들은 안도의 표정들이다. 길가에는 야생으로 자라는 사과나무에 싱싱한 사과들이 여름 햇살을 받으며 익어가고 있고, 야생화도 즐비하게 피어서 지친 조선과객 금삿갓을 반겨준다. 순례길에는 정말 야생의 과일들이 지천으로 많다. 사과, 복숭아, 자두, 산딸기, 포도 등등 옛날 허기진 순례객들을 위한 배려인 듯싶다.

폰페라다(Ponferrada)에서 17Km 정도 떨어진 까까벨로스(Cacabelos) 마을은 스페인의 자치주 엘 비에르조(El Bierzo)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화이트 와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은 역사적으로 10세기에 알폰소 9세 왕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엄청난 지진이 발생한 후, 마을은 12세기에 재건되었단다. 마을은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쿠오강(Rio Cúa)을 끼고 있는데, 강에 놓여 있는 다리 근처에 올리브 프레스가 앞에 있는 아름답게 개조된 오래된 방앗간 건물을 볼 수 있다. 마을에는 낀따 안구스띠아스 성당(Santuario de la Quinta Angustia)이 있고,  건물 내부의 제단에는 산 안토니오 데 파도바(San Antonio de Padua)와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아기 예수가 그려져 있다. 또 16세기에 재건된 성당으로 우아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따 마리아 데 라 쁠라사 성당(Iglesia de Santa Maria de la Plaza)도 있다. 1810년 경 나폴레옹 군대의 침공에 맞서 싸우던 반도전쟁 동안 이 마을, 특히 쿠아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존 무어(John Moore) 경의 영국군이 아 코루나로 퇴각한 지점이었고, 카카벨로스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이다. 지금은 그 당시의 피 튀기면 싸우던 역사는 고스란히 지워지고 강변에는 빨간색과 희색의 강렬한 빛깔의 카누들이 물놀이를 위해 한가롭게 떠있는 모습이 아름답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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