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詩)는 우리 한시 모임인 옥류시사(玉流詩社)의 회원 중 한 분인 한동(閑東) 선생의 출국에 앞서 송별의 시를 지어 준 것이다. 그는 과거에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귀국했는데, 아직 사업체가 일부 현지에 있고 거주하던 진도 비어진 상태로 있어서 일 년에 몇 개월은 그곳에 체류하게 되어 옥류시사 모임에 당분간 못 나오게 된 것이다. 송별의 정을 회원 중 한 분인 도헌(陶軒) 선생께서 증별시를 지었기에 그 시의 운(韻)을 차운(次韻)하여 증별시(增別試)를 지어 보았다. 옛날에 선인들은 다른 사람의 시의 운을 차운하여 시를 지어 주고받기도 하고, 시회를 열어 서로 시를 지어 주고받기도 하였다. 이렇게 시를 주고받는 것을 수창시(酬唱詩)라고 한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동(東)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오(吾), 부(夫), 유(愉)로 우운목(虞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의 평측(平仄)의 전범(典範)을 정확하게 지켰다. 어려운 시어는 다음과 같다. 한동(閑東)은 회원의 호(號)로 고유 명사이다. 한산도의 동쪽에서 태어나서 호를 삼았다고 한다. 이오(伊吾)는 글 읽는 소리나 시를 읊는 소리의 의서어(擬聲語)이다. 기침종부(飢枕種夫)는 주려도 종자를 베고 자는 농부의 심정을 말한다. “농부아사(農夫餓死) 침궐종자(枕厥種子” 즉 농부는 굶어 주어도 종자를 베고 잔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환경에도 본질을 지키는 자세이다. 열지(熱地)는 열대지방의 준말이다. 근구(勤求)는 부지런히 구하는 것이다. 지득(自得)은 스스로 깨달아 얻는 것이다. 열우유(悅尤愉)는 기쁘고 더욱 유쾌한 것이다. 도헌(陶軒) 선생의 원운시(元韻詩)는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