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詩)는 우리 한시 모임인 옥류시사(玉流詩社)가 연말연시를 맞아 2주간 휴강을 하고,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처음 모임을 맞는 감회를 읊은 것이다. 누구나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으면 각오를 다지거나, 일 년의 계획이나 바람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모임이 한시를 지어 읊는 모임이라서 소망을 한시에 국한해서 소회를 객관화시킨 것이다.
이 시는 기구(起句) 2번 자인 신(新)이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절구(七言絶句)이다. 압운(押韻)은 ◎표시를 한 동(東), 공(功), 통(通)으로 동운목(冬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고, 모든 구의 평측(平仄)의 전범(典範)을 정확하게 지켰다. 어려운 시어는 별로 없고 평이(平易)하다. 학숙(學塾)은 의숙(義塾)과 마찬가지로 서당을 의미한다. 옥사(玉社)는 우리의 한시 모임인 ‘옥류시사’를 평측에 맞게 줄인 용어이다. 문정(文情)은 글의 정취이다. 주공(奏功)은 공들인 보람이 드러나는 것이다. 만회(滿會)는 꽉 차게 모인 것으로 모두 출석한 것이다. 회각의(懷各意)는 각자의 뜻을 품었다는 것으로, 신년 소망이 각자 다를 것이다. 시삼백(詩三百)은 논어에 나오는 ‘시삼백(詩三百)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 사무사(思無邪)’ 즉 시 삼백 편을 한마디로 하면 생각에 사악함이 없다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합(盍)은 발음이 두 가지이다. 합으로 쓰일 때는 어찌 ~하지 아니하냐 이고, 갈로 쓰일 때는 새의 종류이다. 개(蓋) 자와 같이 쓰인다. 이 글자도 덮개로 쓰일 때는 개로, 어찌 ~하지 아니하냐로 쓰일 때는 합으로 읽는다. 상통(相通)은 서로 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