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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Jul 01. 2024

106> 移家別湖上亭(이가별호상정)

漢詩工夫(240622)

移家別湖上亭(이가별호상정) / 이사로 호상정을 떠나며

 - 戎昱(융욱)


好是春風湖上亭

호시춘풍호상정

●●○○○●◎

호상정의 봄바람 좋은데


柳條藤蔓繫離情

류조등만계리정

●○○●●○◎

버들가지 등나무 덩굴 이별의 정을 얽어매네.


黃鸝久住渾相識

황리구주혼상식

○○●●○○●

꾀꼬리도 오래되어 서로 모두 아는 듯


欲別頻啼四五聲

욕별빈제사오성

●●○○●●◎

이별하려니 자꾸만 울어대는구나.

好一字起法(호일자기법)이니 是說湖上亭好(시설호상정호)하고, 又說是春風好(우설시춘풍호)하고, 却是暗說意中之人好也(각시암설의중지인호야)라. 是春風者(시춘풍자)는 指著湖上亭而又讚著春風(지저호상정이우찬저춘풍)하니, 湖上亭(호상정)은 是其人(시기인)이 居處春風則恍見其人之在亭中矣(거처춘풍즉황견기인지재정중의)라. 下面(하면)에 柳條藤蔓黃鸝(류조등만황리)이 俱從春風發脉(구종춘풍발맥)이라. 湖上亭(호상정)은 將此三字說出則明讚其人矣(장차삼자설출즉명찬기인의)라. 然(연)이나 又收住了口(우수주료구)하고 却只將亭外之物來說(각지장정외지물래설)하야. 又似不欲說湖上亭者(우사불욕설호상정자)라. 繫離情(계리정)은 言非此亭之繫我情(언비차정지계아정)이라. 是亭外春風中之柳條藤蔓(시정외춘풍중지류조등만)이 繫我離情耳(계아이정이)라.

‘好’ 한 자로 시상을 일으키는 방법이니, 이로 호상정이 좋음을 말했고, 또 이 봄바람이 좋음을 말했고, 다시 이는 의중에 있는 사람이 좋음을 은연중에 말한 것이다. 이 ‘춘풍’이란 호상정을 가리키며 거듭 봄바람을 찬미한 것이다. 호상정은 그 사람이 거처하는 곳인데 봄바람 부니 그 사람이 정자 안에 있음을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아래에 말한 버들가지, 등나무 덩굴, 꾀꼬리가 함께 봄바람을 따라 맥이 발동한 것이다. ‘호상정’ 이 세 글자의 말을 냈으니 그 사람을 밝게 찬미한 것이다. 그러나 다시 머물러 사는 식구를 거두고는 도리어 다만 정자 밖의 물건을 말하여 거듭 호상정을 말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하였다. ‘계이정’은 이 정자가 나의 정을 맨 것이 아니라 이 정자 밖의 춘풍 속의 버들가지나 등나무 덩굴이 나의 이별의 감정을 얽매였다는 말이다.

亭外(정외)에 不但無知之藤柳(부단무지지등류)라. 更有有情之黃鶯焉(경유유정지황앵언)이라.

정자 밖에는 무지한 등나무 버드나무뿐만이 아니라 더욱 정을 품은 꾀꼬리가 있는 것이다.

久住渾相識(구주혼상식)은 黃鶯兒因我住得久(황앵아인아주득구)하야 却識我(각식아)하고 我亦識鶯(아역식앵)하야 兩下裏(양하리)에 渾成相識(혼성상식)이라. 欲別(욕별)은 如今(여금)에 我欲別此而去(아욕별차이거)라. 頻啼四五聲(빈제사오성)은 黃鶯(황앵)이 不忍我別(불인아별)하야 乃頻頻啼四五聲相送(내빈빈제사오성상송)하니 其實(기실)은 說黃鶯藤柳去處(설황앵등류거처)하야 都是說湖上亭的好而其說湖上亭好處(도시설호상정적호이기설호상정호처)는 便是說意中人好處(편시설의중인호처)하니 句句推開(구구추개)하고 句句牽扯(구구견지)하니 妙絶(묘절)이라.

‘오래 머물러 온전히 서로 안다’는 것은 꾀꼬리와 내가 오래 머묾으로 인하여 반대로 나를 알고 나도 꾀꼬리를 알아 쌍방이 완전히 서로 알게 된 것이다. ‘욕별’은 ‘지금 내가 여기를 이별하고 떠나가려 한다.’는 말과 같다. ‘자주 사오 번씩 소리 내어 운다.’는 것은 꾀꼬리가 차마 나와 이별을 참지 못하여 이에 자주자주 사오 번씩 소리 내어 울면서 서로 전송하니, 그 실은 꾀꼬리가 등나무와 버드나무에게 가는 곳을 말해주니, 모두 호상정이 좋음을 말하는 것이고, 그 호상정이 좋은 곳이라는 말은 바로 의중에 있는 사람이 좋아하는 곳이라는 말이니. 구절구절 미루어 펼치고, 구절구절 연관 지음이 절묘하다.

* 戎昱(융욱) : 당나라 형남(荊南, 지금의 호북湖北 강릉현江陵縣 부근) 사람. 어린 나이에 진사시에 응시했지만 낙방하고 일찍이 안진경(顔眞卿)의 막료를 지냈다. 위백옥(衛伯玉)이 형남에 주둔했을 때 종사(從事)를 맡았다. 덕종(德宗) 건중(建中) 연간 어사대(御史臺)로 보직을 받았는데 일이 생겨 진주자사(辰州刺史)로 강등되었다. 나중에 다시 건주자사(虔州刺史)가 되었다. 문집 5권이 있었지만 없어졌고, 명나라 때 집성된 『융욱시집(戎昱詩集)』이 있다. 『전당시(全唐詩)』에 시가 1권으로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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