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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Oct 31. 2024

165> 泊秦淮(박진회) / 진회(秦淮)에 배를 대고

漢詩工夫(241003)

泊秦淮(박진회) / 진회수(秦淮水)에 배를 대고

 - 杜牧(두목)


烟籠寒水月籠沙

연롱한수월롱사

○○○●●○◎

차가운 물에 안개 서리고 모래톱엔 달빛 어렸네.


夜泊秦淮近酒家

야박진회근주가

●●○○●●◎

진회 나루에 밤에 배를 대니 술집이 가깝구나.


商女不知亡國恨

상녀부지망국한

○●●○○●●

술집의 여자들은 망국의 회한을 모르고


隔江猶唱後庭花

격강유창후정화

●○○●●○◎

강 건너에선 오히려 후정화를 부르는구나.

* 秦淮(진회):남경(南京)을 지나 양자강으로 흐르는 운하(運河)의 이름. 진(秦 나라 때에 만들었으며, 양쪽 기슭은 유명한 번화가 지역임. 지금의 강소성 남경시에 있음.

* 煙籠(연롱) : 안개가 어린 모양.

* 月籠(월롱) : 달빛이 어린 모양.

* 商女(상녀):장사하는 여인 또는 기녀.

* 隔江(격강) : 강 건너편.

* 後庭花(후정화):남조(南朝)의 진후주(陳後主)가 지은 악곡(樂曲) ‘옥수후정화)玉樹後庭花’를 가리킴. 진(陳) 나라가 망할 때 후주(後主)가 밤낮으로 술과 여색에 미혹하여 불렀다는 음란한 곡조 명. 후세사람들은 망국지음(亡國之音)이라 부름.

秦淮(진회)는 今江寗府淮淸河(금강녕부회청하)라. 烟水色靑故(연수색청고)로 烟籠(연롱)이오. 月沙色白故(월사색백고)로 月籠(월롱)이라. 此夜(차야)에 泊秦淮景色(박진회경색)이라. 近酒家(근주가)는 酒家臨水(주가임수)하야. 泊舟近酒家而歌聲(박주근주가이가성)이 飄逸所從來矣(표일소종래의)라. 商女不知(상녀부지)는 商女(상녀)가 止知唱曲(지지창곡)하고 安知曲中有恨(안지곡중유한)이리오. 杜牧(두목)이 隔江聽去(격강청거)에 知玉樹後庭花曲(지옥수후정화)이 乃陳後主亡國之音(내진후주망국지음)하고, 觸景生悲(촉경생비)하야. 便有無限興亡之感(갱유무한흥망지감)이라.

진회는 지금 강녕부 회청하이다. 안개와 물의 색이 푸르므로 연기가 서리고 있다고 했고, 달빛에 백사장이 희므로 달이 어리고 있다고 하였다. 이 밤에 정박한 진회의 풍경이다. 술집이 가깝다는 것은 술집이 강에 임하여, 배를 술집가까이에 정박한 것이고, 노랫소리는 떠돌아 흩어져 들려온 것이다. 기녀들이 알지 못했다는 것은 기녀가 노래를 알고 그치거나, 어찌 곡 중에 한이 서려있음을 알겠는가라는 것이다. 두목이 강 건너의 노래를 듣고는 ‘옥수후정화’ 곡이 바로 진나라 후주의 ‘망국의 노래’ 임을 알고, 그 광경을 대하여 슬픔이 생겨 다시 무한한 흥망의 감회가 있었던 것이다.

* 杜牧(두목) : 지금의 산시(陝西)성 성도(城都)인 시안(西安)에 해당하는 경조(京兆) 만년(萬年) 출신이다. 자는 목지(牧之)라 했고, 호는 번천(樊川) 또는 번천거사(樊川居士)라 했다. 『통전』이라는 역사서를 남긴 재상 두우(杜佑)의 손자이기도 하다. 문종 대화(大和) 2년인 828년에 진사가 되어 홍문관교서랑(弘文館校書郞)으로 벼슬길에 올랐다. 일찍이 강서선흡관찰사(江西宣歙觀察使) 심전사와 회남(淮南) 절도사 우승유 밑에 들어가 감찰어사(監察御史)와 후베이성 황저우(黃州)와 안후이성 츠저우(池州), 저장성 목주(睦州) 등지의 자사를 지냈고, 조정에 들어가서는 사훈원외랑(司勳員外郞)이 되었다. 무종 회창(會昌) 연간에 고공낭중(考功郎中)과 지제고(知制誥, 국왕의 교서 작성직), 중서사인(中書舍人)을 역임했다. 문장과 시에 능했던 두목은 이상은과 더불어 ‘소이두(小李杜)’로 불렸다. 대표작으로 「아방궁부(阿房宮賦)」 외에 「강남춘(江南春)」과 『번천문집(樊川文集)』20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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