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은 밤이 점점 길어지는 계절이다. 그래서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요즘 들어 특별한 일도 없는데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하고 허송(虛送)의 세월이다. 밤이 길어지면 이런저런 상념(想念)의 꼬리가 또한 길어진다. 그래서 시상(詩想)을 정리해서 이렇게 한 수 긁적여 본다. 이 시는 제1구의 2번 자(字)인 懷(회)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성(聲), 행(行), 정(情), 명(明), 명(名)이고, 경운목(庚韻目)이다.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어려운 시어(詩語)는 별로 없지만 다음과 같다. 蛬聲(공성)은 귀뚜라미 울음소리이다. 何由(하유)는 무슨 연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