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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巴陵夜別王八員外(파릉야별왕팔원외)

금삿갓의 漢詩工夫(241215)

by 금삿갓

巴陵夜別王八員外(파릉야별왕팔원외) / 파릉에서 왕원외를 밤에 이별하며

- 賈至(가지)

柳絮飛時別洛陽

류서비시별락양

●●○○●●◎

버들솜 날리던 때 낙양을 이별하여


梅花發後在三湘

매화발후재삼상

○○●●●○◎

매화꽃 핀 뒤에는 삼상 땅에 있구나.


世情已逐浮雲散

세정이축부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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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물정 이미 쫓아 뜬구름처럼 흩어지고


離恨空隨江水長

이한공수강수장

○●○○○●◎

이별의 한 부질없이 강물 따라 길어지네.

* 巴陵(파릉) : 岳陽(악양)의 옛 지명으로 호남성 동북 끝에 있고, 동정호의 물이 양자강으로 흘러나가는 출구에 위치한다.

* 王八(왕팔) : 왕씨 집안의 여덞째 아들이나 서열 8번째인 사람.

* 員外(원외) : 원외랑(員外郞). 고려시대에는 정 6품.

* 柳絮(류서) : 버들 솜. 버들 꽃이 져서 흩날리는 것.

* 三湘(삼상) : 동정호 일대를 흐르는 세 개의 강, 즉 소강(瀟湘), 자상(資湘), 원상(沅湘)을 가리키는 말. 삼호(三湖)로 부르기도 한다.

* 世情(세정) : 세상의 정, 세태와 인심

* 空(공) : 부사로 씌어 1. 부질없이 2. 그저, 단지. 只(지)와 비슷한 말이다.

* 離恨(이한) : 곧 자신이 악양에 폄적(貶謫 : 벼슬에서 떨려나 귀양감)된 시절의 恨(한)이며, 이는 곧 또한 왕원외에 대한 離恨(이한)이기도 하다.

此(차)는 賈至(가지)가 巴陵夜(파릉야)에 別王八員外也(별왕팔원외야)라. 柳絮飛(류서비)는 以暮春時(이모춘시)로 辭家而出(사가이출)이라. 梅花發(매화발)은 至今歲之春初(지금세지춘초)하야. 復在三湘(부재삼상)하니 踪跡(종적)이 無常(무상)하고, 聚散(취산)이 不定(부정)하야. 便有浮雲之感(편유부운지감)이라. 其時王員外貶長沙而賈亦被謫故(기시왕원외폄장사이가역피적고)로 覺世情(각세정)의 消散(소산)이 等於浮雲也(등어부운야)라.

이 시는 가지(賈至)가 파릉의 밤에 왕팔 원외랑을 이별한 것이다. 버들 솜이 날리는 늦봄에 집을 작별 하고 나와 매화가 만발한 이제 한해의 초봄에 이르러, 다시 삼상에 있으니 종적이 무상하고, 모이고 흩어짐이 일정하지 않아 바로 뜬 구름과 같은 감회가 있는 것이다. 그때에 왕 원외가 장사로 좌천되고 賈至(가지) 역시 귀양을 받은 까닭으로 세상 물정의 消散(소산 : 사라지고 흩어짐)하여 뜬 구름과 같음을 깨달은 것이다.

王員外(왕원외)는 流洞庭而南(류동정이남)하니 是(시)는 隨江水長也(수강수장야)니. 離恨之長(이한지장)이 隨乎江水(수호강수)하고 但世情(단세정)이 旣已消散(기이소산)하니 雖有愁恨(수유수한)이나 亦何益哉(역하익재)아. 故曰空隨(고활공수)라. ○ 柳絮時(류서시)는 暮春也(모춘야)요. 梅花發(매화발)은 春初也(춘초야)니. 此二年耳(차이년이)라.

왕 원외는 동정호 남쪽으로 유배되었으니, 이는 강물을 길게 따라온 것이니 이별의 한이 길어 강물을 따른 것이고, 다만 세상 물정이 이미 사라지고 흩어져서 비록 한스런 근심이 있지만 또한 무슨 보탬이겠는가? 그러므로 공연히 따른다고 한 것이다. 버들 솜이 날리는 때는 늦봄이고, 매화가 만발한 때는 초봄이니, 이는 두 해가 지난 것이다.

* 가지(賈至, 718년 ~ 772년) : 당나라 하남(河南) 낙양(洛陽) 사람. 자는 유린(有隣) 또는 유기(幼幾)고, 가증(賈曾)의 아들이다. 현종(玄宗) 천보(天寶) 10년(751) 명경과(明經科)에 급제하여 단보위(單父尉)가 되었다. 안록산(安祿山)의 난 때 황제를 따라 촉(蜀) 땅으로 달아나 기거사인(起居舍人)과 지제고(知制誥)를 지냈다. 제위를 숙종(肅宗)에게 넘기자 전위책문(傳位冊文)을 지었고, 중서사인(中書舍人)에 올랐다. 지덕(至德) 연간에 장군 왕사영(王士榮)이 일에 연좌되어 참수를 당하게 되자 재주를 아낀 황제가 사면했는데, 그가 간언하여 처형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작은 법에 연좌되어 악주사마(岳州司馬)로 좌천되었다. 대력(大曆) 연간에 상서우승(尙書右丞)과 예부시랑(禮部侍郞)을 지냈다. 1년(766) 경조윤(京兆尹)이 되었고 산기상시(散騎常侍)에 이르렀다. 시문에 능했고, 준일(俊逸)한 기품은 남조 때 송나라의 포조(鮑照)와 유신(庾信) 등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문집 30권이 있다. 시호는 문(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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