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일의 다양함

불타버린 생일, 희망을 품은 생일의 끝

by 재형

불타버린 생일


선택한 적 없지만 태어난 날

계속 나이를 먹을수록 배워 간다

세상 속 더러운 모습을 알아가

분노가 차 어둠의 바다와 만난다


또 1년이 지났네라며 한숨이 나와

과거의 실수를 떠올리며 반성한다

눈물로 비를 내리며 깨진 나의 사랑

흘러버린 삶을 미워한 날이 되어 간다


누군가에게 기념일이지만 나와는 멀어

아무런 감흥이 없던 인생의 싫증은 커져

태어난 날의 기분을 장난감처럼 대한다

축제처럼 부풀려 낸 생일파티를 부러워해


시간은 나를 배신하며 화를 내듯 빠르게 지나가

선택한 길이 나를 외면해도 새로운 나이가 악수를 청해

내일은 어떤 고통이 찾아올까 긴장 속에서 몸을 흔든다

밝은 옷도 입을 거라 믿고 억지로라도 웃으며 기다린다


작은 목소리라도 축하의 말이 나의 귀를 맴돈다

삶의 비극을 덜어내 따뜻한 차를 마셔 휴식한다

불탔지만 다시 불을 붙이는 나만의 생일로 변해

건배하며 새로운 시작을 외쳐 어둠이 밝게 물든다


희망을 품은 생일의 끝


생일 속 행복하겠다는 확신은 안 서

말썽 피우는 날씨처럼 움직인 감정

생일을 기념하는 모습의 아름다움

눈에 넣어 새로운 시작을 만나는 나


태어난 날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자

희망의 꽃이 피어나서 웃음을 지어

주머니 속 희망의 카드를 꽂아 넣어

어둠을 뚫고 빛을 만나면서 밝아져


시린 아픔으로 끝날 수 있었지만

희미한 호의 바라보며 일어선다

나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칼날을 찌르던 이들도 감싸네


오늘을 살았다는 사실에 감사해

마지막 길이라던 확신을 끊어내

부어내던 열정에 인내심을 더해

새롭게 탄생할 삶의 문을 두드린다


노력이라는 선물을 나의 인생에게 보내

스스로 사람답게 살아갈 기회를 제공해

어둠 속 나에게 오는 작은 손길 보며 버텨

잠재력을 발휘해 탑을 쌓으려 걸어간다


생일이라는 기념일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줘

마음속 자리한 상처를 덜어내 웃게 해준다

한 해의 시작은 축복받은 생일로 기록된다

다시 찾아올 생일에게 부끄럽지 않게 걸어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는 글을 쓰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