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닮은

240609

by 소금


녹음이 짙은 계절. 걸음이 빨라지면 땀이 나고, 말을 많이 하면 기운이 빠진다.

느슨하게 함께 걷는 길.

따뜻한 날씨에 더 따뜻한 손을 꼭 잡고 걷는다.

오르막을 올라, 계단을 올랐더니 풀 냄새가 그득.

싱그러운 녹색 냄새가 흐르고 상쾌한 땀이 난다.

모험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수영장.

예정보다 늦은 시간이지만, 아무튼 왔으니까.

느긋하게 샤워하고, 수영복 수모 입은 내 모양도 보고 물속에 풍덩.

유영한다. 자유롭다.

물속에서 고요와 닿아있는 시간이 좋다.

소음에 구애받지 않는 시간이.

호흡이 가빠지면 숨 크기에 집중하면 된다.

물과 나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 같다.

흘러가는 대로 물도, 나도, 시간도 흘렀다.


아주 오랜만에 운동화를 사러 백화점으로 향했다.

굽이굽이 시냇물 같은 마을버스에서 울창한 풍경을 보곤 감탄한다.

그리고 말했다.

“엄청 돌아간다.”

“그러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오히려 좋아. 소금이랑 시골 데이트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찰나에 감탄하는 당신이 사랑스러웠다.


피곤은 여전하나 머리가 맑았다.

끝내 운동화는 사지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다. 그 음식을 당신도 좋아했다.

더는 못 먹을 것처럼 먹고 길을 나서는데 빙숫집이 보였다.

“포장해 갈까?”

웃으며 가게로 들어갔다.


여름과 닮았다.

느슨하고 뜨거운데

싱그럽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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