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보인다〉는 말에 대하여

by 선혜

“괜찮아 보인다”는 그 말이, 제일 안 괜찮았다

“선혜변은 늘 밝아 보여요.”
그 말 한마디가, 어쩐지 나를 가만히 내려앉게 했다.
그래, 난 늘 괜찮아 보이려고 애썼다.
아프다고 말할 수 없어서,
울고 싶다는 말을 삼켜서,
괜찮은 사람처럼 굴었다.

그게 어른스러운 줄 알았다.
그게 프로페셔널인 줄 알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그냥 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그날 하루를 복기하다가
괜찮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밤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괜찮아 보인다는 말은 위로가 아니었다.
그 말엔 ‘네 감정을 굳이 알고 싶지 않다’는 무심함이 있었다.
“넌 항상 잘하잖아.”
“너는 괜찮은 사람이니까.”
그 말 뒤에 숨은 무관심이,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나는 이제,
괜찮지 않을 땐 그냥 괜찮지 않다고 말하기로 했다.
눈치 보며 꾹 참는 대신,
내 감정에도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다.

“오늘은 좀 속상했어요.”
“이 말에 상처받았어요.”
“나, 사실 계속 울고 싶었어요.”

이제야 조금씩 내 마음이
나를 안아주는 기분이 든다.

괜찮아 보이려고 애쓴 모든 날들 위에,
이제는 솔직함이 꽃피길.

진짜 괜찮은 사람은,
괜찮지 않은 자신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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