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성이 사라지시는 아버지

버럭소리에 잠을 깸

by 아이린

내 방문이 고장 나 잘 닫히지 않아 반쯤 열어 두고 산다. 이사 갈 집이니 뭐 상관없다. 문제는 아버지가 만드시는 소음이 차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티브이 소리 곁들여 트는 핸드폰소리 티브이를 제대로 보시는 것도 아니고 크게 틀어놓고 핸드폰을 열어 내가 질색하는 유튜브 숏츠들을 볼륨을 잔뜩 키워 보신다. 두 소리의 불협 화음을 막을 길이 없다. 이사 갈 아파트에서 이렇게 틀어대면 소음으로 신고당한다고 계속 말씀드리지만 알아들으시는 건지 모르겠다. 알아들으시면 어느 하나는 하지 않아야 되는데 계속 그러신다.


오늘 새벽 간신히 잠든 지 한 시간 좀 넘었나 아버지가 버럭 소리를 치시고 어머니가 불평하신다. 그 소리에 깼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코를 골았단다. 예전엔 벽으로 슬쩍 미시던 양반이 어깨를 탁 때려 아파서 깼단다. 어깨를 때리고는 코를 곤다고 화를 내시더라나. 아휴...


치매라고 성격이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다. 단 성격의 부정적 측면이 강화될 수 있다고 그랬다. 아버지는 참을성과 배려가 사라지고 있다. 당신이 하는 말씀을 잘 못 알아듣는다고 버럭 하시는 횟수도 늘었다. 말이 어눌해지셔서 자세히 들어야 하고 그나마 논리가 사라져 무슨 뜻으로 하신 말씀인지 이해가 힘들 때가 많아 머뭇거리게 되는데 당신은 그것 모르신다. 물건에 대한 집착을 볼 때, 가족 나머지에 대한 배려가 사라진 것도 깨달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퉈봤자 소용없고 내 감정만 상한다. 어머니 말대로 다섯 살 아이 대하듯 하면 답이 되는 걸까? 본능만 남아가시는 모습이 두렵기도 하다. 사촌동생의 시어머니는 폭력성이 자꾸 나타나 억제하는 약을 드시는 중이라는데 아버지는 폭력성은 보이시지 않으나 평소 내가 불만으로 여기던 당신의 성격 부정적 부분이 원시적 형태로 드러나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살아야지. 이렇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에 속 끓이지 말고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 찾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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