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자기 결정
예전에 대학에서 형법을 배울 때 집계되지 않는 강간 사건 즉 노인에 대한 강간과 강간미수 성추행에 대해 들은 일이 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였나? 벌어진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의 대상에 집중해 가해자들을 욕했었다. 그 관점은 틀렸다.
피해자의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당한 그 행위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가 비판의 대상이었어야 했다. 피해를 입은 이들은 수치감 때문에 신고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들었던 사건 하나... 강간을 신고한 독거노인에게 경찰이 그랬단다. "할머니 계 탄 거로 생각하세요. 아직 여자로 봐줬다는 거잖아요." 할머니는 그날 돌아와 울고 고소를 취소했단다. 당시는 친고죄의 시대였기에 일은 그대로 묻혔단다. 교수님이 그 이야기를 한 것도 오래전이고 그 사건을 인지한 것도 오래전이니...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는 생각할 수도 없는 개념이었겠지
이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난 것은 내가 짤막해서 조금씩 읽고 있는 일본 심리학자의 에세이에 나온 내용 때문이다. 2018년 일본에서 여기자를( 적당한 용어를 모르겠다. 나는 직업 앞에 여자남자 성별 붙이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이경우는 여자라는 성별을 적을 수밖에 없었음을 밝힌다) 재무성 사무 차관이 성희롱 한 사건에 대해 당시 야당 여성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me too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한 사건이 있었단다.
거기에 대해 50대 자민당의원이 " 성희롱은 있어서 안됩니다. 제가 보기엔 적어도 여기 계신 분들은 성희롱과 인연이 멀어 보입니다. 저는 절대로 여러분을 성희롱 하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다." 이렇게 트위터에 올렸단다. 야당 여성의원들의 연배는 5-60대였다. 이런 연배의 여성은 성희롱 할 가치도 없다. 뭐 이런 뜻인 듯하다.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이틀 후 그는 사과했단다.
또 60대 여성 하나가 붐비는 지하철에서 성희롱을 당했는데 "하지 마세요 "라고 단호히 말하자 멈췄단다. 그러나 문제는 주위의 젊은 남자들이 키득거리더란다. 이런 나이 든 사람을 건드리는 행위를 비판한 건지 들킨 그것을 비판한 건지 아줌마가 오버한다고 생각한 건지 알 수 없는 그런 웃음이라는... 그녀는 그들의 행위로 2차 피해를 받은 것이다.
조디포스터가 주연을 맡은 옛날 영화 피고인을 기억하는가?
성적인 자기 결정권 침해를 당해도 되는 여자는 없다는 그런 주제의 영화였다. 누구든지 자신이 싫은 일은 피할 권리가 있다. 위계와 위력에 의한 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피해자를 비난할 이유는 아니다.
언젠가 피해 호소인이라는 기괴한 단어를 들은 일이 있다. 그것도 거대 야당의 여성 의원들의 입을 통해 말이다 그들은 가차 없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었다. 그녀가 소위 유명 정치인에게 피해를 입었다 호소해서였고 그는 야당 정치인이었다. 요란스러운 분향. 장례를 통해 그 가해자는 묻혔다. 피해 호소인이라는 기괴한 용어를 만들어낸 이들은 늦은 사과라도 한 적이 없다. 그네들이 당시에 그토록 조롱하던 일본 자민당의 한 의원만도 못했다. 그 의원은 자의건 타의건 사과를 했지만 피해호소인을 만들어낸 당에서는 사과한 적이 없었다
아 3인방은 여론에 떠밀려 억울한 얼굴로 사과했네 고모의원 남모 의원 진모의원.... 그 말을 부풀린 민주당은 내 기억에 사과 안 했는데 누가 아나?
완경이 된 여성에 대해 더 이상 여자가 아니라는 시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고 들었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남성 여성 성별을 굳이 구분할 이유도 그렇다고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물리적인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지 않나 그것이 갑자기 나이를 먹는 행위에서 사라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젊었을 때에 당해서는 안될 성적 자기 결정 침해( 이런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내 머리에 떠올라서 쓰는 것이다)가 나이 먹었다고 인용되는 일은 있어서 안된다. 나이가 들어도 여자는 여자다. 싫은 일은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