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하자고 찾아왔다

소소한 일상

by 아이린

경추척수증 자가진단

KS23_img4.jpg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채우는 등 손가락을 정교하게 사용하는 일상 동작이 어렵다.

주먹을 쥐었다 빠르게 펴는 동작을 10~15초 동안 20회를 하지 못한다.

다리에 힘이 빠져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진다

양쪽 팔, 다리가 저리다.

손가락이 끝이 시큰하고 저릿저릿하며 둔한 느낌이 든다.

목, 어깨 부위에 통증이 있고 팔을 움직이기 어렵다.


23년 전 1월경 내게 생긴 증상이다. 물론 입원도 했고 당시 할 수 있다는 치료는 다 받았다. 3년 전 재발이 의심되어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받았다. 저림만 있었다. 그때는.. 그러나 이제는 저리지 않고 아무 감각이 없다. 그래도 움직일 수 있고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절대 이 끈을 놓치지 말자. 스스로 밥 먹고 옷 입고 글을 쓰는 것 혼자 힘으로 몸을 씻는 것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너는 그때 경험했잖아.


경추척수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한단다. 우선 선천적으로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은 경우(내 경우다) 노화 아니면 다치는 경우 등등이 있단다. 나는 빌어먹게 좁은 척추관을 타고났고 거기 우연히 자극이 생겨 그렇다나 뭐래나. 손상을 한번 입으면 완치는 힘들단다. 당시 나는 급성으로 모든 증상이 열흘 만에 나타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뭐 정확히는 몸 한쪽에 힘이 없는 정도? 정말 조심조심 목에 보호대 두르고 그냥도 건방지다 소리 들으면서 고개 꼿꼿이 세우고 살았다. 그런 보람도 없다 정말. 매번 인사받는 게 지겨워 목보호대 안 한 게 재발 몇 년 전인데... 이제는 급성이 아닌 느린 속도로 그 친구가 찾아오나 보다. 심해지면 전신 마비까지 찾아오는 건데 중단되었으면 그대로 있지. 내게 그 정도의 행운도 주기 싫었니?


갑자기 우울해져 노트북을 폈다. 최악의 상황은 생각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너는 오늘만 살기로 했잖아.

keyword
이전 13화관계에도 유통기한이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