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률
내가 사는 곳은 조그만 그리고 오래된 아파트지만 관리 사무소 경비실도 있다. 아파트란 시스템에 50 넘도록 살아보지 못했지만, 살다 보니 상당히 편했다. 내가 집요하게 해온 분리수거 음식쓰레기 배출 모두 다 관리해 주는데 참 편했다. 내가 할 일은 집에서 모아놓은 것을 들고나가 분리만 하면 된다. 오늘, 음식물 쓰레기 모인 것과 배출 카드를 들고 집을 나섰다. 부모님은 외출 중이셨고 낮잠 좀 자 볼까 하다가 시끄러워서 포기했다. 복도식 아파트는 지나다니는 사람들 소리가 다 들린다. 복도에서 전화를 하거나 조금 요란한 소리를 내는 일도 주의해야 한다.
경비 아저씨가 바닥에 놓인 검정 비닐 뭔가가 가득 든 것을 보고 화를 내고 계셨다. 잠시 후 집게랑 쓰레기봉투 장갑 그리고 청소도구를 들고 경비실서 나오신 아저씨는 봉투를 뜯어 내용물을 바닥에 쏟으시고는 "벌써 두 번째야. 대체 언제 이렇게 놓고 가는지 모르겠어. " 이렇게 말씀하셨다. 바닥에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가 있었다. 먹다 남긴 배달음식. 기저귀. 땅콩 껍질 그리고 라벨도 그대로 내용물도 씻지 않은 그래서 상한 내용물이 흘러나오는 플라스틱 우유 통 그리고 먹다만 그래서 내용물이 말라붙은 배달 음식 통 등등 더럽기가...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온 물로 젖어있는 계란판도 있었다. 이건 종이류인데 젖어서 원래 생깔 이 어땠는지 알기 힘들 정도였다.
.
예전에 아파트 아닌 곳에 살 때는 집안에 분리수거 쓰레기통을 만들고 거기 모인 곳이 일정량이 되면 투명한 비닐에 넣어 내놓았는데 귀찮았다. 그러나 지금은 바구니 하나를 두고 거기에 나오는 대로 넣었다가 일정량이 되면 들고 나와 분리수거 함에 넣는다. 라벨 제거 내 용물 씻기 같은 것은 물론 한다. 배달 음식을 거의 먹지 않지만, 나는 예전에 배달 온 자장면 짬뽕 그릇도 다 씻어 내놨다. 음식물이 뭍은 비닐도 다 씻고 접어서 내놓는다. 나처럼 유난 떨지 않아도 된다. 비닐 하나에 온갖 생활 쓰레기를 담아서 경비 아저씨가 안보는 사이에 수거장에 던지고 간다? 다른 아파트에선 어떤지 모르나 너무 한다. 비싼 아파트는 매매 가격이 결정하는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
층 간 소음이 발생하지 않게 주의하고, 이런 쓰레기 배출을 제대로 하고 경비 아저씨나 일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 진정한 의미의 고급 아파트다. 내가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않는 것 성경의 황금률 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집값 떨어진다 시위하며 내 주거지 근처에 공공시설이 못 들어오게 시위를 하는 그런 것 대신 어떻게 하면 다 같이 잘살까 궁리하는 그런 공동체는 유토피아인 걸까?
치우는 일을 조금 돕다가 들어오긴 했지만, 내가 욕이 나올 정도니 아저씨는 어떠셨을지.. 쓰레기 수거장소 근 처만이라도 CCTV 설치하면 어떨까? 힘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