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좋아하세요?

소소한 일상

by 아이린

내가 커피를 처음 마신 것은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때 신물이 넘어오는 위장증상이 생겼고 어머니가 내손에서 뺏은 첫 번째가 커피잔이었으니 아마 그전부터 마셨던 것 같다. 그 무렵의 커피는 커피 두 스푼 프림 두 스푼 그리고 설탕을 넣어 마시는 커피가 일반적이었다. 우리 집은 맥스월커피가 아닌 네스카페나 테이스터스 초이스브랜드를 마셨다는 정도. 원두를 갈아 내려 먹는 방식이 그때도 있었는지는 모르나 내 주변에선 본 기억이 없다. 가끔 프림 설탕 빼고 커피만 물에 타서 마시는 이를 본 기억은 있지만...


대학에 들어갈 무렵 헤이즐넛 커피를 처음 구경했다. 이외에 블루마운틴 뭐 기타 등등의 이름을 들은 것 같은데 나는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으면 나오는 커피를 선호해서 커피에 관한 지식이 쌓일 틈이 별로 없었다. 커피는 공부하다 머리가 멍하거나 아침에 자고 나도 개운한 느낌이 없을 때 정도를 위한 것이었다. 언제부터인가 필터를 깔고 커피를 내려 먹을수 있게 되었지만 처음 조금 내려 먹어보다 안먹는다. 귀찮음도 작용했다.


커피믹스가 언제부터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접한 순간 그 편리함에 나는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일일이 커피병 프림병 설탕통을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게 어찌나 좋던지..


나도 과거 특별한 커피를 마시는 일이 가끔 있었다. 아이리시 커피다. 아이리시 커피(아일랜드어: Caife Gaelach, 영어: Irish coffee)는 블랙커피와 위스키를 3대 2의 비율로 잔에 부은 다음, 갈색 설탕을 섞고 그 위에 두꺼운 생크림을 살짝 얹은 커피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에 아일랜드 서부에 있는 샤논(Shannon) 국제공항의 한 술집 주인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커피를 마실 때는 숟가락으로 크림과 커피를 섞어서는 안 되며, 크림 사이로 커피가 흘러나오도록 하면서 크림과 커피를 반드시 동시에 맛보아야 한단다. 나는 이 커피를 지금은 기억이 이름도 나지 않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처음 마셨다. 이후 외국 여행 중 몇 차례 마셨다. 활동 범위가 좁아진 탓인지 이제는 그 커피를 마실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호텔에 가면 된다지만 얇은 지갑 무시하고 가서 돈을 털어 마실만큼 사랑하지는 않는다. 만들어 볼까 싶었지만 난도가 높다. 나 같은 귀차니스트가 만들 레벨이 아니다. 그 외에도 엄청나게 다양한 커피음료가 존재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을 보니 단순한 게 최고인 건가?


나는 로스팅된 원두를 사서 직접 갈고 필터를 깐 드립퍼에서 천천히 내려먹는 그런 커피는 성질이 급해 못 마신다.. 그리고 커피 맛도 잘 구분 못한다. 그냥 마시면서 목 넘김이 좋으면 충분할 뿐이다. 이제는 카페가 엄청나게 많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더라 모 대통령 후보 아 이제는 불행히 당선된 그 양반은 원두 가격에 대해 무식한 발언을 해서 자영업자의 화를 끓게 하기도 했지.


요즘은 인터넷에서 원두가 섞인 다크로스트 커피를 사서 마신다. 예전처럼 마구 잡이로 마시기엔 위가 좋지 않다. 불면증도 심해 잘 못 잔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커피를 많이 마신다. 마시면 안 좋음을 알면서도 마시는 것을 보니 카페인에 중독된 듯싶다.


물을 끓이고 머그에 커피를 두 봉지 정도 털어 넣고 끓는 물을 부은 후 그 냄새를 조금 맡고 입에 커피를 한 모금 머금을 때 그냥 행복하다. 바리스타나 커피 마니아가 나의 저렴한 커피 취향을 보면 비웃을 지는 모르나 무거운 머리에 활력을 주는 이 음료를 계속 찾아 마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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