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으나 잊을 수 없는
내가 하는 지출의 2/3 은 책이다. 입이 싼 맛이어서 미식을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옷이나 액세서리에도 관심 없다. 몸매 자체가 멋진 옷을 소화 못하니 일단 맞기만 하면 산다. 이소리를 왜 하느냐 나는 여행을 하기 위한 돈 외엔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그런 내가 파산을 하고 면책을 받았다.
여행 때문에 망했냐? 아니다 내 저금으로 다닌 여행이다. 사업을 해서 망한 것도 아니다. 정확히는 사업을 한다는 놈에게 내 이름을 빌려주는 엄청난 실수를 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내 명의를 가져간 당사자인 동생은 내게 애증의 상대였다. 그 녀석으로 인해 어린 시절도 힘들었는데 나는 배알도 없는지 명의를 빌려줬다. 물론 특별한 사정이 있어 그 아이 이름으로 무얼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과 막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상태라는데 내 동정심이 가 닿은 건지 어쩐지.
학교에 남는 일을 실패하고 취업도 되지 않으니 무어라도 해보자는 다급함 때문에 동생의 되지도 않는 말에 말려든 것 같다. 지금이라면... 그런 모무한 짓은 저지르지 않았겠지만 서른도 안된 나는 어리석었다. 월급을 받으면 좋지 않겠냐는 동생의 감언이설에 그러자고 순간적인 선택을 했다. 누 나는 이름만 빌려줘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순진하게 인터넷으로 조그만 비누장사나 해보겠다는 내 생각은 워터 파크와 화장품 사업이 되어버렸다. 세상에나...
최소한 그 아이가 무얼 하는 건지는 제대로 알았어야 했다. 내 이름이 들어가는 일에 대해 나는 무식했고 경솔했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얼굴을 반드시 들이밀었어야 했다. 사기를 당하는 사람의 멍청함을 비웃던 내가 동생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동생이 일하는 동안 취직 못한 나는 어머니의 약국에서 일했다. 약 국 사무장으로. 그 선택도 내가 내 발등을 지른 일이었음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동생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엄청난 일을 벌였다. 자금이 충분했으면 성공했을지 모르나 동생이 벌인일을 하기에 내 돈은 부족했다. 대출 또 대출 처음의 한 가지는 내가 아는 내용이었으나 나중의 것은 내가 가지도 않았는데 위임장을 위조한 동생이 저질렀고 거액이었다.. 동생은 나보다 더 깜깜한 부모님을 끌어들여 빚을 냈고 부모님 역시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나중에 모든 것이 잘못되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동생을 고발하거나 내가 다 뒤집어쓰는 것이었다. 나는 파산 신청을 했다 부모님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부모님은 평생의 재산이 날아갔고 나는 시골의 작은 아파트 그리고 저금이 날아갔다. 이 저금은 내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지런히 모은 내 재산이었다,
집이 날아갔으니 살 곳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사 온 곳이 이 시골이다. 멍청한 내 동생은 여기서 집을 얻을 때도 잘못을 했다. 일종의 전세사기를 당한 것이다. 경매에 올라갔던 이 집은 여러 차례 유찰되었다. 채권자가 헐고 다시 짓겠다고 한다. 다른 곳으로 갈 곳도 갈 수 있는 돈도 없다. 부모님도 나이 드시고 나도 아프고 그렇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야 하기에 산다. 도장을 함부로 찍지 말아야 했다. 친척이나 가족이라도 내가 잘 모르는 일을 권할 땐 거절해야 했다. 이것이 상식이다. 지독히 비싼 수업료를 내고 이제 겨우 배웠다 나는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