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명예 여성들이 싫다.

모 장관후보자를 보며

by 아이린

페미니즘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전 아니 최소한 학교 다니며 듣기 전에 대학을 다녔다. 그래도 여성운동사에 관심이 많아 책을 찾아 읽기도 했다. 투표권을 얻기 위한 투쟁 교육 받을 권리를 위한 투쟁에 관해 읽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그리고 베티 프리던의 여성의 신비 그리고 콜레트 다울링등의 책에 빠져 있던 적도 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여성운동에 대해 여성의 권리에 대해 아주 무심한 아니 무식한 사람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자라온 순간 양육자- 부모는 아니다- 에게 차별받았고 그 외에도 사회에 나가던 순간부터 차별을 받았다. 그러나 남성에 의한 차별 보다 여성들이 여성에게 가한 차별 이게 정확한 용어인지는 모르나 유리 천장을 넘어선 듯 보이는 그네들이 아래를 내다보는 시선을 많이 경험했다. '여성임은 문제 되지 않는다 너희가 아래에서 고생하는 건 너희의 노력 부족이고 능력 부족이다.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너희의 지금 자리는 당연하다.' 이런 명예 여성들이 소위진보적 시각 진닌 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무얼까? 피해 호소인이라는 신종 언어를 만들어낸 것도 이런 명예 여성들이었다.


아주 오래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부를 마친 후 학교에서 밀려났다. 내 전공 자체가 교수의 도움 없이는 자라를 찾기 힘들었다. 대학원생 노예 노릇을 잘 해내지 못했다. 나는 내 아버지가 자신의 조교에게도 시키지 않는 일을 나는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공부를 잘하면 주어지는 조교 자리를 내가 여자여서 줄 수 없다는 남자 교수들에게 분노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어릴 적 부모는 내가 충분히 노력하고 잘하면 문제없이 세상을 살 수 있을 거라 가르쳤지만 충분히 때로는 지나칠정도로 노력을 해도 안되는건 많았다 . 나는 뻣뻣했고 잘 웃지 못했으며 왜 교수님들에게 웃으며 술을 따라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했다. 하긴 멀쩡하게 예비되어 있던 미래가 남동생에 의해 날아가는 순간에도 난 아무것도 못했으니... 나의 지도 교수는 명예 여성이었다. 비싼 슈트에 차근차근한 음성 큰 키 그리고 고급진 취미.. 나는 사회에서 잘 나가는 여성들은 저런 모습이어야 하나 싶었지만 사실 그래서 흉내를 많이 냈다. 그러나 뱁새인 내가 황새걸음을 걸을수 없었다. 결국 소소한 실수를 많이 해서 선생님의 눈 밖에 났다. 내가 이러려고 학교에 왔나 싶은 자괴감이 극에 달했을 무렵 석사를 마쳤고 박사는 포기하고 사회로 나왔다. 사실 공부를 더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지도교수의 눈밖에 난 내가 갈곳은 없었다.


여러 해 후 학교 과모임에서 안면이 있는 후배를 만났다. 내가 나간 후 교수의 개인 조교를 했다는 그 아이. 내가 가고 싶어 하던 직장에 갔다. 내가 대학원 다닐 무렵 학부 생이던 탓에 나는 그 아이의 성장 과정을 봤다. 내가 그애보다 똑똑하고 능력 있지 못했다고 말할 순 없다. 이상한 표현이네 그애가 그렇게 뛰어난 아이는 아니었다고 말할수 있다. 그 애가 그 직장에 간 게 신기해서 물으니 별로 밝지 않은 얼굴로 " "언니가 상상 못 할 많은 일을 했어요. 필요하다면 신발 밑창도 핥았을 거예요.. "


대학원생이나 보좌관이나 아무튼 사회에는 많은 약자들이 있다. 시킨 적 없다 해도 알아서 하지 않으면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한다. 차라리 공부의 영역이나 업무의 영역이라면 이해하나 이런 심기 관리에 해당되는 부분은... 기 승전 자녀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야당의 모 여자의원의 모습이 지금 후보자에게서도 보인다. 이럴 때만 팔아먹는 게 여성성은 아닐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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